호주의 주택가격이 건축비용과 비교해 지나치게 비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컨설팅그룹 아카디스(Arcadi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시드니는 전 세계 건설시장 가운데 19번째로 주택 건축 비용이 비싼 도시였다. 멜번과 브리즈번은 각각 21위와 22위를 차지했다.

가장 비싼 도시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가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뉴욕과 홍콩, 토론토, 보스턴 등이었다. 또 몇몇 유럽 도시들도 호주 주요 도시보다 주택 건축 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보고서는 시드니와 샌프란시스코를 사례를 가지고 시드니 주택가격의 원인이 무엇인지 비교 분석했다. 실제 샌프란시스코는 주택 건축 비용이 시드니의 70%나 높았지만 주택가격은 비슷했다. 

주택산업협회의(HIA) 선임 경제학자 셰인 가렛은 “호주 건축 비용이 그다지 비싼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이 비싼 것은 토지 부족과 과도한 세금 부과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시드니에서 신규 주택을 구입할 때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세금(인지세, GST, 구매가격 등)이 또 다른 방식으로 부과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세계 주택건축비용 순위

호주도시개발연구소(UDIA)의 킥 코닝햄 이사는 호주 정부의 잘못된 토지계획이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호주는 건축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광활한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해변가 위주로 도시가 발달했기 때문에 이용 가능한 토지가 부족하다”며 “주택공급을 위한 택지개발 계획에 대한 정부의 무능이 호주 주택 위기의 주범”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아카디스의 매튜 맥키 상업비용 담당국장은 “호주의 경우 지리적인 여건으로 운송비용 및 수입 관세 등이 높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투자와 신규 주택 건설 증가로 향후 3년 후에는 지금보다 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부동산 전문가들은 연방정부가 세제 정책에 손을 썼다면, 예를 들어 네거티브 기어링 제도를 신규 주택에만 국한하거나 자본 이득에 대한 세금 면제를 줄여나갔다면 주택 가격이 하락했을 것이라고 정부의 주택정책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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