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에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김미경.

미혼엄마 돕는 사단법인 ‘그루맘’ 활동.. 큰 보람
“영어로 꿈과 인생 강의를 해보는 것, 오랜 소망”

스타 강사 김미경이 29일(화) 시드니 스트라스필드에서 ‘월드투어 토크쇼’를 런칭한다. ‘다시 힘을 내는 법’이란  주제로 진행되는 월드투어는 호주에 이어 캐나다(3개 도시), 미국(6개 도시)으로 이어진다. 
그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약 400석(라트비안 시어터) 티켓이 순식간에 동이 났다. 

미디어 단독후원사인 한호일보에 지금도 티켓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강연회를 앞두고 한호일보는 ‘ 힐링과 독설’로 유명한 김미경 강사와 서면으로 단독 인터뷰를 했다.

Q 젊은 층부터 어르신들까지 강연회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 해외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월드투어를 기획한 배경이 무엇인가?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해외에서 영상을 보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나도 깜짝 놀랐다. 댓글마다 시드니에요, 미국이에요… 하고 말씀을 해주시는데 늘 응원해주시고 해외에서 제 강의 보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는 댓글을 볼 때마다 너무 고맙고 직접 만나보고 싶었다.
사실 말도 안 통하는 해외에서 가족을 책임지며 산다는 것은 두 배 세 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살아가는 동포 여러분을 응원하고, 제가 또 동포들과의 만남에서 배우고, 다시 힘을 내는 법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어서 이번 월드투어 토크쇼를 준비하게 됐다.”
자녀에게 ‘죄책감’ 자극 발언 삼가해야 
칭찬, 격려 쌓이면 자존감도 커져

Q 이민생활에서 언어, 문화 격차 등 정작 자녀와의 대화가 쉽지 않다. 자녀의 마음을 얻는 소통을 위한 좋은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 조언을 부탁한다.
“모든 아이들에게 가장 위험한 감정이 죄책감이다. 차라리 겉으로 화를 내는 건 괜찮은데 죄책감은 아이들의 마음 속까지 병들게 만들고 잘 못하면 스스로를 포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이 부분에서 실수를 한다. 아이를 바로잡는다는 명분으로, 혹은 자신의 감정을 여과없이 내보이며 죄책감을 자극하는 말을 하는데 아이들은 부모님이 나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이민자로서의 어려움은 아이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집 안에서만큼은 이해받고 풀어야 아이들은 다시 힘을 내서 세상밖으로 나갈 수 있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주기 위해 아이들이 어쩌다 의견을 내면 일단 들어주고, 잘한 일은 더 기뻐해주라. 그 작은 호응과 박수들이 쌓여 아이의 자존감으로 이어진다.”

Q 직장 동료, 중년 부부 등 관계의 문제로 고통을 겪는 동포들이 많다. 살아오면서 가장 어려운 관계는 무엇이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듣고 싶다. 
 “둘째 아들이 사춘기 때부터 5~6년간 방황을 많이 했다. 학교 자퇴 과정에서 수 없이 싸우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대로 아들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새벽 3시마다 밥상을 차려줬다. 

부모와 마주치기 싫어 새벽 3시까지 PC방에서 놀다가 들어온 아들에게 마치 저녁 7시같은 만찬을 차려줬다. 물론 그런다고 아이가 당장 바뀌지는 않았지만 아이를 다그치기 보다 “자퇴해도 괜찮다. 너는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자존감을 살려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렇게 1년 가까이 하고나자 아이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뮤지션이라는 자신의 꿈을 발견하고 열심히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은 둘도 없는 모자지간이 됐다.”

Q김 강사가 정작 힘들 때나 좌절될 때 어디서 회복할 힘이나 다시 일어설 지혜를 얻을까, 궁금하다. 멘토가 있다면…
“힘들 때마다 기댈 수 있는 분들이 있어 늘 감사하다. 나이는 어리지만 늘 영감과 위로를 주시는 스님도 있고, 디자이너이자  NGO 대표로 남수단에서 활동하시는 이광희 선생님, 저의 동양고전 선생님이셨던 고미숙 선생님과 신기율 선생님… 그리고 이제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속내를 터놓을 수 있는 직원들과 또 세 아이 덕분에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것 같다.”

Q '김미경식 힐링은 끝났다'라는 신문기사에서도 보듯 논문 표절 논란으로  정점에서의 위기를 겪었다.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다.
“당시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힘든 일이었지만, 덕분에 얻게 된 것도 많았다. 유명 강사라는 사회적 명함과 역할에만 너무나 익숙해져 있었는데 이 일로 인해 ‘있는 그대로의 나, 괜찮다,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내 안의 또 다른 김미경을 발견했으니까. 그러면서 힘든 사건을 해석하는 또 다른 힘을 키울 수 있었다. 
“돈, 경험있는50대가 
꿈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좋은 나이” 
아들 말에 도전 용기 가졌다 

Q 많은 말들 중에 도움이 된 비판이나 독설이 있었다면? 
“독설까지는 아니지만 둘째 아들이 해줬던 말이 있다. 지난 해 밀라노로 패션연수를 갈 때 과연 이 나이에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 때 둘째가 “50대가 꿈을 이루기에 제일 좋은 나이다. 돈도 있고, 시간도 있고, 그동안 쌓은 수 많은 경험과 노하우 덕에 나같은 20대보다 두 배 빨리 꿈을 이룰 수 있는데 뭐하러 망설이느냐”, 그 때 정신이 퍼뜩 들면서 새롭게 도전할 용기가 생겼다. 

Q 가족, 환경 문제, 외부적 요인 등으로 꿈을 접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처지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열심히 하면 된다”는 말이 과연 설득력이 있을 까라는 생각도 든다.  이번 강연회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늘 세상의 많은 것들을 사건 중심이 아니라 해석 중심으로 보려고 한다. 평소에 친하던 누군가와 오해로 틀어져 버리는 사건같은 것들은 살면서 종종 일어난다. 그럴 때 누군가는 그를 원망하거나, 아니면 내가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라고 자신을 탓한다. 그럴 때 나는 항상 나를 가장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그도 나도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다만 그의 역할은 여기까지였으니 인연을 곱게 잘 싸서 여기에 두고 나는 떠나자’. 그러면 더 이상 상처 받지 않고, 또다른 인연을 향해 걸어갈 수 있으니까. 그렇게 ‘나를 가장 사랑하는 해석법’을 일상에서 연습하다 보면 조금 더 담대하고 자존감있게 나를 지켜갈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내가 그동안 쌓아두었던 ‘자존감 해석법’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

Q 대북관계가 개선되면 언젠가 북한에서도 ‘김미경 콘서트’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통일시대를 위한 한 말씀 부탁한다.
북한 여성들도 남쪽 못지 않게 교육열이 높고 생활력 강하고, 특히나 일하는 여성들이 많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남자들의 가사노동 참여가 높지않은 것도 남한이랑 비슷하고. 그렇게 육아와 사회생활을 병행하는 북한 워킹맘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조언과 위로가 있을 것 같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평양의 꿈꾸는 아내들을 대상’으로 꼭 강연을 해보고 싶다. 또한 남북이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강연자로서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

Q강연 외 도전하고 싶은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
“작년에 미혼엄마들과 함께 하는 사단법인 그루맘을 만들었다. 지난 4월에는 8명의 미혼엄마들이 내가 만든 비영리패션브랜드 MK&LILY의 패션모델로 런웨이에 서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힘든 운명을 만났지만 아이를 낳고, 끝까지 책임진 기특한 여자들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사회적 편견없이 당당하게 잘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 꿈이다. 또한 이번 월드투어 토크쇼를 계기로 영어로 하는 강의도 시작하려고 한다. 영어로 해외의 여성들과 청년들을 만나서 꿈과 인생에 대한 강의를 해보는 것이 내 오랜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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