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수) 저녁 시드니 칼링포드에 거주하는 한인 주택에 복면을 착용한 괴한이 무단 침입해 6살의 어린 아들이 보는 앞에서 부모를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복면을 착용한 남성은 정부기관 관계자를 사칭하며 집 문을 두드렸다. 집주인인 30대 한인 여성이 문을 열어주자 180-190cm 신장에 100kg 몸무게의 이 남성은 완력을 이용해 집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이에 한인 부부는 이 남성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밖으로 내쫓았다. 집 밖에서 기다리던 이 복면 괴한과 한 패거리로 보이는 3명의 남성이 함께 도망쳤다. 이 부부는 경미한 부상에 그쳤지만 야밤에 큰 변고를 당할 뻔 했다. 한인 여성은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끔찍한 상황을 회고했다.

이 사건 이틀 전인 14일 새벽엔 시드니 남동부 킹스포드의 한 주택 침실 창문을 통해 불법 침입한 남성이 자고 있던 8세 소녀를 성추행 하고 도망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아이와 부모는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 1월 초엔 호주 유일의 한국계 시의원 피터 김의 웨이스라이드 자택에 오토바이 헬멧을 쓴 괴한이 무단 침입해 그의 둘째 아들을 폭행, 납치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의 범인은 김 시의원 가족과 알고 지내던 한인으로 밝혀져 한인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최근 언론 뉴스는 호주도 사건사고가 일상화 된 국가임을 방증한다. 안전하고 평화롭던 호주의 이미지는 옛말이 됐다. 인구증가와 생활고가 겹치면서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는 살벌하고 위험한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엽기적인 강력사건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올 4월 호주플랜인터내셔널이 시드니 거주 18-25세 여성 4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90% 이상이 시드니 밤거리가 안전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한 여성은 “밤에 길을 걷다가 다가오는 남자들을 보면 가방 안에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나를 생각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건은 야간에 발생한다. 치안이 허술하고 인적인 드문 어둠을 틈타 범법자들이 활개를 친다. 한순간 방심이 평생의 고통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치안 의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다. 주택에 방범창을 설치하고 가능하면 외딴 밤길 보행을 삼가해야 한다. 사전 예고없는 낯선 방문자에겐 문을 쉽게 열어줘선 안된다.

특히 호주를 처음 방문하는 젊은 유학생이나 워홀러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한국의 밤문화를 의식해 심야에 함부로 외출하다간 봉변당하기 십상이다. 호주도 자기보호가 최우선시 되는 세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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