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북서부 켈리빌에 거주하는 애니카, 댄 워 부부

급여가 사실상 정체 상태인데 반해 계속 오르는 임대비 부담으로 일부 시드니 최저소득 가구들이 사실상 끼니까지 거르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고기 같은 비싼 식료품 구입을 꺼리며 최소한의 생필품으로 생활한다.

23일 부동산 전문정보업체인 도메인이 소개한 사례를 살펴보면 시드니 북서부 켈리빌에 거주하는 신혼부부인 애니카와 댄 워은 지난 6개월 동안 임대비 부담으로 새 옷을 사지 못했다. 이 부부는 연간 총수입은 7만 달러지만 소득의 30%를 임대비로 낸다. 이들이 거주하는 집은 방 4개의 단독주택으로 다른 3명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칼링포드와 켈리빌에서 파트타임으로 간병일을 하는 아내 애니카와 파트 타임 학생이자 청소 노동자인 남편 워는 “우리에겐 집을 소유하거나 휴가를 갈 수 있다는 아무런 희망도 없다. 또 자녀를 가질 여건도 되지 않는다”며 “임대비 부담으로 육식보다는 값이 싼 채식을 많이 한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SGS(SGS Economics & Planning. 이하 SGS)와 전국 쉼터(National Shelter. 이하 NS)가 발표한 최신 ‘임대여력지수(Rental Affordability Index)’에 따르면 호주 평균 가구의 37%를 차지하는 최저임금 72,300달러(풀타임 근로자 기준)를 버는 가구들이 심각한 임대비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8만 달러의 호주 평균 소득 가구 중 27% 가 임대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광역 시드니 가구 중 3분의 1 이상이 최저소득 보다 낮은 소득을 받는 반면, 생활비와 임대비는 갈수록 오르는 것이다. 

SGS의 엘렌 위트 선임 연구원은 병원 근로자와 연금 수령자 같은 낮은 임금 옵션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사실상 저렴한 주택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매우 끔찍한 상황에 부닥쳐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불규칙한 노동시간대와 비싼 통근요금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임금인상 부진과 저렴한 공공주택 부족이다. 이런 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면 최저 소득 가구는 노숙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사람들이 식사를 거르고 청구된 요금을 낼 수 없는 것은 가계에도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시드니 경제 생산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UNSW의 할 포우손 교수는 “인구증가에 비례한 저렴하고 사회적인 공공주택 건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저소득층 근로자의 경우 극심한 임대 스트레스에 계속 시달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프루 고워드 정부주택 장관(Social Housing Minister)의 대변인은 주정부가 대규모 공공주택 단지를 건설하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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