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의 라이브 밴드 공연

2014년 전임 마이크 베어드 주총리 시절 도입한 술집 심야영업규제법 시행 이후 시드니 일원에서 무려 176개의 생음악(live music) 공연 업소가 사라졌다. 일명 ‘폐쇄법(lockout laws)’으로 불리는 이 법규 도입으로 ‘라이브 음악 공연업계’는 직격탄 맞으면서 고사 단계에서 ‘허우젓’거리며 연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의 대상인 이 법은 연립 주정부가 음주 폭행 사건(alcohol-related violence)을 줄이기 위해 도입했지만 부작용이 커지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

주정부의 주류 및 도박 감독국(Liquor & Gaming NSW)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시드니 CBD와 킹스크로스에서 418개 업소(licensed premises)가 폐업을 했고 242개 소규모 바가 허가를 받았다. 의회 청문회 위원인 존 그래함 의원(노동당)은 “록아웃법 시행 이후 176개 업소가 사라져 관련 음악인들의 일자리가 대부분 없어졌다. 주정부는 야간 경제활동 태스크포스의 25개 건의안 중 단지 5개만을 채택했다”고 비난했다. 

기독민주당(Christian Democratic Party)의 폴 그린 상원의원이 위원장인 청문회는 28일 의회에서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을 듣는다. 제스 스컬리(Jess Scully) 시드니 시의원은 “라이브 음악 공연업계의 고용이 격감한 반면 도박산업의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사회적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세트 모(Set Mo)에서 공연을 하는 디제이(DJ)들인 닉 드래블과 스튜 터너는 이미 폐업한 ‘더 백룸(The BackRoom)’, ‘휴고스 라운지(Hugos Lounge)’ 등 10여개에서 공연을 하며 인기를 끌었었다. 록아웃법 시행 이전에는 시드니 심야 공연에서 돈을 벌어 스튜디오를 만들려고 투자를 했지만 이젠 꿈같은 이야기다. 28일 청문회에서 증언을 할 예정인 이들은 “법규 강화 이후 라이브 음악을 공연하는 업소들 다수가 폐업하면서 대부분 공연자들이 먹고 살 수 없게 됐다. 시드니가 이런 위기까지 온 것을 보면서 매우 슬프다. 호주와 해외여행을 하면서 ‘도대체 시드니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What the hell is going on in Sydney?)'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너 웨스턴 카운슬(Inner West council)의 다시 번(Darcy Byrne) 시장은 “시티 외 이너 웨스트 지역의 업소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카운슬, 주류규제법, 경찰의 면허단속이 라이브 음악 산업의 목을 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카운슬 고발, 독립 주류 및 도박감독국(Independent Liquor and Gaming Authority)과 면허 규제 경찰(licensing police)을 통한 불만 신청이 늘고 있다. 아쉽게도 시드니에서 ‘님비(NIMBY: 내 뒷마당에는 안 돼)'를 주장하는 주민들의 지역 이기주의 현상으로 공공 기관을 앞세워 라이브 공연 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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