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길 바이네르(주) 대표

한국 기능성슈즈업계 1위로 우뚝
“긍정 마인드 중요”.. 나눔경영 실천   

한국 컴포트슈즈(기능성 구두)업계 1위인 (주)바이네르의 김원길 대표가 2일 한호일보 문화센터에서 성료된 ‘제2회 비즈니스 스타트업 & 빌드업 세미나’ 강의차 호주를 방문했다. 사회 공헌 활동과 나눔 경영으로도 유명한 김 대표는 한국내 TV, 신문 등에서 여러 번 보도됐다. 

그는 중졸 학력으로 자수성가한 대표적인 기업가다. 누구보다 밝고 호탕한 미소를 가진 김 대표를 직접 만나 40년 구두 인생 이야기와 경영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중졸 출신 불구, 오직 실력 하나로 구두 신화 만들어
바이네르 김 대표는 소위 말해 가방끈이 짧다. 중학교만 간신히 졸업한 뒤 구둣방을 하던 작은 아버지 밑에서 구두를 배우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구두 기술을 배워 1년 뒤 20살도 채 안 된 나이에 서울로 상경한 그는 구둣방에서 실력을 쌓는데, 워낙 손재주가 좋았던 덕분에 남녀구두를 가리지 않고 구두를 만들기 시작했다. 성실함과 최고가 되겠다는 그의 집념으로 1984년 전국기능대회에서 제화 부분 동메달을 수상했다. 이후 관리직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을 배웠다. 

“구두를 만들고 판매 관리를 하면서도 항상 ‘어떤 구두가 좋은 구두일까?’라는 고민이 있었죠. 그래서 답을 찾은 것이 바로 편안함이었습니다”라며 회상했다. 이후 그는 1994년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구두’를 신조로 안토니 제화를 설립하게 된다.

“노력은 속이지 않는다” 바이네르와의 인연
사람들이 편안한 구두를 원한다는 김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가 만든 구두를 한 번 신어본 사람은 그를 다시 찾곤 했다. 

“구두의 품질에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고로 편안한 구두를 만들어내더라도 안토니의 브랜드 파워가 약했기에 판매량이 크게 늘지 않았죠. 그래서 밀라노에서 열리는 구두박람회를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콘셉트가 비슷한 브랜드를 찾아냈죠. 그것이 바이네르(Vainer)와의 첫 인연입니다.”

바이네르는 이탈리아의 구두장인 바이네르 데 피에뜨리가 1961년 구두회사 '코디바'를 창업한 뒤 자신의 이름을 따 명품으로 키운 브랜드다. 코디바는 1990년대 하루 수제화로만 1만2000켤레를 만들 정도로 세계에서 구두를 가장 많이 만드는 회사였다. 하지만 마냥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특히, 2002년 바이네르 데 피에뜨리가 세상을 떠나고 새롭게 책정된 로열티와 의무수입량은 김 대표에게 큰 부담이 됐다. 

하지만 인생은 정말 모를 일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고 유럽 경기가 악화되자 이탈리아 바이네르의 재정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손을 떼니 자금난을 겪게 된 것. 이에 김 대표는 50억원을 투자해서 바이네르 브랜드를 사겠다고 제안했다. 

“처음에는 믿지 않는 눈치였지만 2주 후 홍콩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오더라고요. 그렇게 2011년 바이네르 브랜드를 인수하고 2015년에 아예 사명도 ‘바이네르’로 바꿨습니다.”

“행복의 시작은 나눔”
직원복지, 사회공헌으로 정평

김 대표는 기부천사로도 유명하다. 장학회 설립과 복지시설 기부, 아프리카 우물파기 등 기회가 닿는 대로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매출 550억 원 중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한 비용만 15억 원이다. 또 군부대 강연도 빼놓을 수 없다. 강연에만 그치는 건 아니다. 매년 병사 8명을 뽑아 해외연수를 시켜준다. 

“해외 연수의 선발 기준은 선배를 공경하고 후배를 사랑하며 동료들과 전우애가 좋은 병사”라면서 “서로에게 한번 더 관심을 갖게 된다는 한 병사의 말 한마디가 인생의 에너지다.” 

또 김 대표는 직원복지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바이네르의 사훈(社訓)이 ‘성공이란 고객에게 사랑받고 사회로부터 존경받으며 직원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지수 1등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김 대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발상을 위해서 직원들을 잘 놀게 하는 데 주력하는 편이다. 직원들과 여름이면 수상스키, 겨울에는 스키를 타러 다닌다. 이탈리아 출장을 자주 가는 편인데 함께 가는 직원들을 동반해서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고 돌아오기도 한다. 본사 안마당에는 직원들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수상스키용 보트 여러 대를 비치해 놓기도 했고 밀라노 등 패션산업 중심지로 연수 기회도 제공한다. 

바이네르의 금기어 된 ‘불경기’
“일확천금 노려선 안 돼”

바이네르에는 금기어(禁忌語)가 있다. 다름 아닌 ‘불경기’다.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불경기가 아니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구두가 잘 안 팔린다면 그건 순전히 우리가 구두를 잘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여깁니다. 불경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다 보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고요.” 

또 사업을 시작하는 후배 CEO들에게 늘 ‘일확천금을 노려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한 방에 크면 한 방에 쓰러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묘목이 거목이 되어 열매를 맺기까지는 뿌리를 단단히 내리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올해 인도네시아, 중국 진출
호주 시장도 준비 중

김 대표는 현재 인도네시아와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각국 사람의 발 모양에 맞게 개발한 바이네르의 신제품을 갖고 현지 판매 업체와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호주 시장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2012년 호주를 방문해 시장조사를 마친 김 대표는 정확한 시기는 현재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발 시장도 변화가 무섭도록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고객들의 목소리를 듣고, 계속 변화해야만 생존, 성장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발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구두 수선공에서 로열티를 받는 바이네르 CEO로 거듭난 김원길 대표. 열정과 긍정 마인드로 행복을 전파하는 그의 명품 기능성 구두를 호주에서 신어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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