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

호주 언론 “전문가 대부분 회의적 반응”
 
호주 정부가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의 역사적 정상회담 결과를 조심스럽게 환영한다(cautiously welcome)"는 입장을 취했다. 

12일 환영 성명에서 줄리 비숍 외교장관은 “북한은 이제 구체적이고 검증가능한 조치를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숍 장관은 13일 호주 언론과의 대담에서 “북한이 과거 여러 번 합의를 뒤집은 전력을 감안할 때, 이번에는 반드시 진정성을 보여야 할 책임이 있다. 북한은 이제 (완전한 비핵화가) 진심임을 반드시 입증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줄리 비숍 외교 장관 성명⟫
“싱가포르 선언은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공식적으로 재확인했다. 오늘 선언은 또 미국과 북한이 새로운 관계를 갖게되고 한반도에서 지속적이며 안정적인 평화 체제를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북한 정상회담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다. 호주는 이런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대화와 외교가 지속되기를 고대한다. 

북한은 이제 구체적이고 검증가능한 조치를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 북한은 또 유엔안보리의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계획 금지 결의안을 준수해야 한다. 

호주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지하는 행동을 우방국들과 긴밀히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다.”
 

‘사진 찍기 아니면 역사적 협상인가?’란 제목의 AFR지 분석 기사

“북한 또는 중국이 진정한 승자”

한편, 13일 호주 언론들은 “북미 합의가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단기적 긴장 완화에는 분명 도움을 줄 것이지만 완전한 비핵화 약속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sation CVID)’ 조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대다수 전문가들이 상당히 회의적(deeply sceptical)”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 회담 후 한국에서 연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오자 “북미 합의의 진정한 승자는 북한(김정은) 또는 중국이다”라고 보도했다.   

한국 DMZ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 피터 하쳐(Peter Hartcher) 시드니모닝헤럴드지 정치부장은 그의 칼럼에서 “두 정상들이 실제로 핵 위협을 제거하려고 노력했는지 아니면 단지 두 사람의 정치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팬터지(fantasy)를 만든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따라서 앞으로 있을 실무진 협상이 이번 합의가 평화를 위한 승리인지 환상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지 AFR(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리뷰)지의 존 케호이(John Kehoe) 워싱턴 특파원은 해설 기사에서 “싱가폴 합의가 한반도에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검증가능한 비핵화에 합의한 2005년 6자회담 보다 후퇴된 내용이다. 많은 전문가들도 회의적인 반응”이라고 지적하고 “하루밤새 무슨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시간이 걸린다”는 데니스 로드맨 전 NBA 농구 스타의 CNN 대담 발언을 인용하며 시간이 결과를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케호이 기자는 “있을 법하지 않은 타결이 이루어지려면 낙관론자들조차 오랜 길을 가야할 것”이라면서 “트럼프-김정은의 역사적 악수가 리얼리티쇼가 될 공산이 크다”고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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