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만 상환 가구 변동 현황

‘이자만 상환’ → ‘원금 + 이자’로 대거 전환 예고
“가구당 연간 7천불 상환 부담 상승” 

시드니, 멜번 2012년 이후 집값 연간 첫 하락
은행권 ‘재융자’ 기준 강화, 대출 더 어려워져 

지난 몇 년 동안 집값이 폭등하면서 많은 가구들이 이자만 상환하는 홈론(interest-only loans)을 대출받아 부동산 시장에 진입했다. 어렵더라도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겠다는 일념에서 이자만 상환하는 홈론은 인기였다. 2015년 이자만 상환하는 홈론이 호주 주택융자의 거의 40%를 점유했다. 

지난 해부터 호경기가 끝나며 가격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금융업계에서는 향후 3년 동안 무려 3600억 달러의 이자만 상환하는 홈론이 원금과 이자 동시 상환(principal-plus-interest repayments) 홈론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주택 시장 침체에 따라 가격이 점차 하락하는 가운데 상환 부담이 대폭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NSW대 경영대학원의 리차드 홀덴 교수는 “늘어난 상환 부담을 견디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매각을 해야 할 상황에서 이른바 ‘급매 정서(fire sale mentality)’가 팽배해지면 가격이 폭락하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다. 설상가상으로 은행이 대출 상환 불능 사태를 우려해 고삐를 더 조일 경우, 금융 불안정 상태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6개월 전 “호주 주택시장이 미국 같은 폭락 사태(서브 프라임 쇼크)에 직면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는 홀덴 교수는 “가격 하락이 금융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통계국(ABS)에 따르면 주거용 부동산 가격은 올해 1/4분기 0.7% 하락했다. 시드니는 2012년 1/4분기 이후 첫 연간 하락세(-0.5%)를 기록했다. 멜번도 2012년 3/4분기 이후 0.6%의 첫 하락률을 나타냈다.  

⟪퀸즐랜드 60대 휴 맥케이 사례⟫
노후 대비 이자만 상환으로 2채 부동산 투자
“내 생애 최악의 결정.. 정말 후회”

퀸즐랜드의 농장 매니저 휴 멕케이(61)는 노후를 대비하기위해 지난 2008년 광산타운인 블랙워터에 2개의 부동산을 투자했다. ANZ은행으로부터 이자만 상환하는 홈론 50만 달러를 대출받았다. 그는 이제 이자만 상환에서 이자와 원금 상환으로 전환될 경우, 늘어날 상환 부담을 감당 못할 것으로 크게 우려하고 있다. 광산 타운의 임대시장 침체, 단독주택 가격 폭락으로 그는 대출 상환에 힘겨워하고 있다. 

현재 이자만 상환에서도 부도를 내지 않기 위해 임대 소득 외 개인 돈에서 연간 3만 달러를 지출해 겨우 상환하고 있다. 이번 달부터 대출이 원금과 이자 상환으로 전환되면 연간 1만2천 달러를 추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아직 은행에 얘기는 하지 않고 있지만 은행이 그를 파산시킬 가능성도 걱정한다.

“그런 상황을 원하지 않지만 다른 방도가 없을 것 같다. 2개의 투자용 부동산을 매각해도 남는 돈이 없고(zero equity) ANZ 은행에 25만 달러 빚만 남게된다. 블랙워터의 투자용 집을 산 것을 후회한다. 내 생애 최악의 결정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65세에 은퇴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
 
호주중앙은행은 향후 3년 동안 총 3600억 달러 규모의 이자만 상환 홈론이 원금과 이자 상환 홈론으로 바뀔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가구당 연평균 약 7천 달러를 추가 부담하는 의미다. 홀덴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무리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 이자만 상환하는 홈론이 호주 주택융자의 거의 40%를 점유했다. 영국은 홈론의 17.6%가 이자만 상환하는 홈론으로 호주의 절반에도 미달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주요 역할을 한 이자만 상환하는 홈론이 미국 은행들 사이에서 최근 다시 대출이 시작됐다. 그러나 안전장치가 강화됐다. 

2017년 3월 호주금융감독원(Australian Prudential Regulation Authority)은 신규 홈론에서 이자만 상환하는 대출을 30%로 제한하도록 제동을 걸었다. 그 여파로 집값 하락과 동시에 은행의 대출 기준 강화로 재융자가 더 어려워졌다. 6월 통계에 따르면 부동산 투자자 신규 대출이 2년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헤더 쇼와 남편 데이브는 5년 전 ANZ의 이자만 상환 홈론을 통해 퍼스 외곽에 5에이커 부동산을 매입했다. 헤더는 12개월동안 어린 자녀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다.  

올 후반부터 원금과 이자 상환 홈론으로 변경되면서 현재 월 $1900의 상환금이 25% 증가한다. 이런 상황을 준비한 헤더는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면서 추가 상환에 대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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