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프리스쿨의 외국어 프로그램인 호주조기학습언어(ELLA)에 한국어가 포함돼 어린이 대상 조기 한국어 교육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LLA 프로그램은 기존의 프리스쿨 어린이를 넘어 초등학교 2학년생까지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최근 사이몬 버밍햄 연방 교육부 장관은 118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기존의 9개 외국어에 한국어와 터키어, 독일어, 베트남어 4개 언어를 호주조기학습언어에 추가 포함시킨다고 발표했다. 호주조기학습언어 프로그램은 기존의 2배인 약 5000개 유치원과 300개 초등학교로 확대 시행된다.

이에 한국어는 놀이 기반 디지털 응용프로그램으로 앱을 통해 외국어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호주조기학습언어인 중국어 인도어, 일본어, 인도네시아어, 이탈리아어 등 기존의 9개 외국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지금까지 초등학교 3학년 이상 학생들만 선택할 수 있었던 한국어가 2학년 이하 학생들에게로 선택의 폭이 확대됨으로써 호주 다문화사회 학생들에게 조기 교육의 길이 열렸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이자 지식 축적과 문명 발전의 핵심 매개체다. 특정 외국어 습득은 그 언어 사용 국가나 국민 및 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국가의 언어엔 국력과 국격 및 국민성이 함축돼 있다.

게다가 외국어는 더 깊고 넓은 사고력과 창의력 및 지식 배양에 도움이 된다. 글로벌시대에 취업을 위한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이중언어 구사자는 유리하다. 한인 자녀라면 모국어를 배우는 것이 여러모로 유익할 것이다.

최근의 한류 인기 확산으로 호주를 포함한 지구촌 곳곳에서 외국인들의 한국어 학습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어를 통해 한민족의 혼과 정신이 전파되며, 한국어를 배운 외국인은 현지에서 살아 움직이는 ‘한국 홍보대사’ 역할을 자발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어가 호주조기학습언어에 채택된 것은 한국인과 한인사회에 대단한 쾌거이자 경사라 할 수 있다. 주호한국대사관, 시드니총영사관과 시드니한국교육원 및 한국어 교사들이 합심해서 이뤄낸 결실이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 호주조기학습언어에 채택됐더라도 다른 외국어에 비해 수강 학생이 부족하면 한국어는 언제든지 탈락될 수 있다. 정부는 예산을 투자하는 만큼 학생들에게 필요성과 효율성이 있어야만 꾸준하게 지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공관과 교육원이 앞으로도 한국어 교육 발전을 위해 변함없는 열정과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호주의 교육부 공무원이나 학교장들과 더욱 긴밀한 교류 협력으로 더 많은 학교와 학생들이 한국어를 채택할 수 있도록 한국과 한국어 홍보를 위한 다각도의 방안과 전략을 가동해야 할 것이다. 한국 정부와 한인사회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한인들도 한국어 보급 발전에 적극 동참하고 일조해야 한다. 호주 학교에서 더 많은 학생들이 한국어 과목을 공부할 수 있도록 나부터 솔선해보자. 우리와 주변 지인들의 자녀들에게 한국어 과목을 수강시키는데 앞장서고 아는 외국인에게 한국어 수강을 권장하는 한마디를 건네보자.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한민족 고유의 언어에 무한한 자부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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