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시인 송운석 시인의 동서문학상 신인작품상 수상작 중에 <뭔 일이래>라는 재밌는 시가 있다. 

‘시드니에서 낚시하던 날’이라는 부제가 붙은 시에서 짐작할 수 있듯 낚시를 둘러싼 풍경을 담은 시인데 무엇보다 시 제목이 재밌다. 그 시 제목처럼 문학회 회원들의 작품집 발간을 포함, 시 전문 권위 출판사 ‘천년의 시작’에서의 김오 시인의 시집출간 등 근래들어 시드니 동포사회의 수확이 풍성해, "뭔일이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2016년 18회 재외동포 문학상 가작 수상 이후 다시 일년 만에 송운석 시인은 한국의 대표적인 잡지인 한국동서문학 2017년 겨울호를 통해 <화분>, <딱 한 잔의 죽음>, <찬장의 변이>, <굴렁쇠>, <뭔 일 이래> 등 5편의 첫 응모 시로 신인작품상을 수상하며 공식등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국에서 바쁜 직장인으로 시와 무관한 삶을 살아온 송 시인은 호주에 이민 온 이후 외로움과 ‘저녁이 있는 삶’에서 우연한 기회에 시를 쓰기 시작했다.

한인 낙시클럽 동호회에 ‘끄적거린’ 시를 올렸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 용기를 얻었고 그 떄부터 시 공부를 혼자하기 시작했다. 그 후  ’외계의 거리를 향하는 갈지자 행보/ 알 수 없는 언어로 횡설수설 주문을 걸어/ 시간이 잘려나가는 공간이동을 한다…’는 <딱 한잔의 죽음>에서 묘사되어있 듯 이방인의 처지에 대한 자각과 회한으로 쓸쓸해지는 마음자리에서 글쓰기가 깊어졌다.

깊어진 그의 시는 이민자로서의 고독 속에 갇히지않고 ‘지갑에서 기어 나온 목 졸린 카드명세서/ 여자와 장례비를 흥정하고 있다(딱한잔의 죽음)’에서처럼 각박한 이민생활에서 삶의 의미를 언어 속에서 찾아 공감의 자리로 끌어내고 있다.

배기환 심사위원은 심사평에서 “송운석의 시를 세밀하게 뜯어보면 ‘화분’이라는 미물을 우주에 대비하는 등 그의 시적 공간이 넓다는 것과 역설, 오버랩 기법의 장면 전환 등 다양한 언어 구사력이 예사롭지 않다. 당선작으로 내놓아도 조금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송 시인은 “시라고 하는 것은 체험과 상상력과 함께 찾아오는 영감으로 몰입해서 쓰게 될 때 만족스런 작품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시는 특히 자기 도취성이 많아서 자기 작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오류에 빠지기 쉽다. 내가 보지못한 것을 지적해주었던 동인들의 의견과 비판이 시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시에 대한 사랑이 깊어진’ 송 시인의 다음 작품들이 기대된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