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해당기사와 관련없음)

호주로 온 아내와 딸 병 간호, “주변 도움 너무 감사” 

한국인 김씨(51)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8년동안 가족과 헤어져 시드니에서 청소일을 하다가 지난 5월 28일(월) 쓰러져 시드니의 대형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김씨는 당시 혼수 상태에 빠져 의료진은  가망이 없다고 진단했지만 이제 김씨는 서서히 회복 중이다. 주변에서 ‘기적’이라고 말하는 가운데 김씨는 병원과 가족이 다녔던 시드니 순복음교회 교인들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10일(화) 오후 본지 기자가 병실을 방문했다.  

31일 새벽 시드니에 도착해 큰 딸과 함께 잠시도 남편 곁을 떠나지않는 부인 이씨(49세)는 기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3시간여 동안 참으로 많은 눈물을 흘렸다.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는 날을 기도해왔는데… 8년 만에 만난 남편이 혼수 상태에 빠진 모습을 보는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김씨 부부는 두 딸과 함께 지난 2007년 3월 호주에 입국했다. 이씨는 영주권을 얻기 위해 학생비자로 공부를 했고 남편 김씨는 청소를 하며 돈을 벌었다. 하지만 2010년 10월 헬스케어를 받기위한 돈 천 달러를 결국 마련하지 못해 남편만 호주에 남고 이씨는 두 자녀를 데리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서 호주 생활을 정리했다. 남편이 최소 일주일에 2천 달러를 벌어야 생활이 가능한데 비싼 학비에 임대비, 생활비… 버틸 수가 없었다. 가족 모두 귀국을 생각했지만 남편이 한국으로 돌아가도 뾰족한 대책이 없었고 가족을 먹여살려야 하니까 호주에 남았다. 혼자 지내면서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밤낮 일이 있으면 나갔고 거실에서 쉐어하며 쪽잠을 자면서 지냈다.” 

한 때 경찰이 마약 관련자를 찾는다고 김씨가 사는 집에 들이닥친 적이 있었다. “이제 꼼짝없이 신분이 들통나겠구나”. 포기하는 마음으로 성경책 하나만 들고 경찰과 마주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경찰은 여권이 없다고 하자 다음부터는 잘 갖고 다니라는 경고를 주는 것으로  떠나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씨는 “하지만 그 일 후에는 집에 들어가기가 무서워 한 동안 차에서 잠을 잔 적이 많았고 또 경찰 단속에 걸릴까봐 운전도 최대한 삼갔다고 하더라.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이 건강을 더욱 악화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50대 남자 혼자 지내면서 빈약한 식사에 고된 청소 일로 인한 건강 악화, 불안한 신분의 스트레스에  쓰러진 당일 갑자기 찾아온 추위로 평소 지병인  고혈압이 뇌출혈로 이어졌다.

당일 오전 청소를 하는 중 김씨에게서 이상을 느낀 동료의 권유로 채스우드의  한 병원을 찾았고 그 병원에서 바로 앰블런스를 불러 큰 종합병원으로 후송한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남편 친구의 연락을 받은 부인 이 씨는 31일 아침 호주에 도착했다.  이씨는 병원으로부터 “신의 영역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뇌의 아주 깊은 부분, 즉 수술이 불가능한 부위에 출혈이 있어 수술 불가능"이라는 청천벽력의 통보를 받았다. 일주일도 안돼 소생이 힘들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이씨는 “가족을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한 남편을 이대로 보낼 수 없다는 마음 뿐”이라는 간절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 후 기적적으로 김씨에게서 변화가 찾아왔다. 아내 이씨는 주일 예배를 드리고오면 신기하게 병세가 호전됐다고 말했다.

혼수상태였던 김씨가 입원 2주 째되는 날, 이씨가 주일 예배 후 병실을 찾으니 깜빡깜빡 눈의 움직임을 보였다. 한 주 후에는 잡은 손에 힘을 주고 엄지도 들어보이는 등 반응을 보였다.

지난 10일 기자가 병실을 찾았을 때, 김씨는 눈을 깜빡이기도 하고 잡은 손에 힘을 주며 엄지를 들어보였다. 대화를 다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씨는 “병원의 많은 도움에 감사하다”면서 “특히 신경외과 전문의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 의사는 “나도 크리스천”이라면서  "내 어머니를 포함, 가족들이 당신 남편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김씨의 소생은 놀라운 일이다. 기적이다. 깨끗한 상태로 두 발로 걸어 이 병원을 나갈 것”이라며 용기를 주고 있다고 한다.

이씨가 자주 우는  모습을 본 병원 직원들은 "걱정말라”면서  사회복지사를 연결해주었고 현재 이씨와 큰 딸은 병원 내 숙소에서 무료로 지내고 있다. 

한 때 상태가 좋아져 일반 병실로 갔다가 다시 중환자실로 옮겨지기는 했지만 혹시라도 비영주권자이기 때문에 병원 측에서 김씨를 빨리 한국에 보내려고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전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 가장 바라는 것은 남편이 좀 더 회복되어 호주에서 재활 치료를 받고 귀국하는 것이다. 여기에 모든 기록이 다 있기 때문이다.

“너무나 고생한 우리 남편을 이대로는 못 보낸다. 반드시 깨어날 것을 믿는다”는 이씨는  “병원의 배려, 순복음 교회 교인들과 지인들의 지속적인 기도와 도움에 힘을 얻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너희를 두고 계획하고 있는 일들은 오직 나만이 알고 있다 (예레미아 29:11)”,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주께서 저를 일으키시리라 (약 5: 15)”는 성경 구절을  기자에게 소개하며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큰 힘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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