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애봇 전 호주 총리(A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즉각 늘리지 않으면 미국이 나토에서 탈퇴할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는 또 유럽연합(EU) 상품에 대한 대규모 보복관세 위협을 거론했고 영국을 상대로 한 EU와의 완전결별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미국을 방문 중인 토니 애봇 전 총리는 13일(호주시간) 보수 성향의 싱크 탱크인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에서 연설을 통해 “호주를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들이 너무 오래동안 안보에서 무임승차를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옹호하고 나섰다. 애봇은 자유당내 강경 보수 성향 정치인이다. 
연설에서 애봇 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변화, 외교 및 이민 정책에 찬사를 보냈다. 그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공약을 지지하면서 이를 그의 집권 시절 일체의 난민선을 해상에서 차단한 성공적인 강경책과 같은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미국이 GDP의 3% 이상을 지출하는 반면 나머지 서방세계가 겨우 2%에 미달된다면 트럼프의 견해를 반박하기 어렵다. 미국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세계가 미국을 더 필요로 하는 것이 사실이다”라는 논리를 전개했다. 
호주의 국방 정책과 관련, 애봇 전 총리는 “호주도 무임승차를 해왔다. 턴불 정부는 현재 GDP의 2%선인 국방비 지출을 그 이상으로 증액해야 한다. 특히 해군과 공군 군사력 증강하고 북한 등 적대국의 미사일을 격추시킬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의 고립주의(독자주의) 경향(isolationist tendencies)과 중국의 부상으로 호주는 국방에서 자립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에 국방비 지출을 크게 늘려야 한다. 주권 국가는 독자적으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봇 전 총리는 또 턴불 정부는 미국이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결정을 뒤따라야 하며 동남아의 영해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서 항해 자유를 수호하고 중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군사적 개입을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트럼프는 때로 변덕스럽고 무례할 수 있지만 2020년 재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강박감에 사로잡힌 거짓말쟁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한 말에 대해 놀랍도록 충실하다. 이란 핵합의 파기, 감세, 오마바의 환경 규제 폐지로 공약을 실천했다. 또 그는 미국의 힘의 한계에 대해서 솔직하다. 반면 오바마는 말은 그럴 듯 했지만 행동은 거의 뒤따르지 못했다. 여러 측면에서 트럼프가 전임 버락 오마바보다 더 낫다”고 트럼프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애봇 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비난했다. 특히 러시아에 대해 그는 “푸틴의 통치로 러시아는 약탈 국가(a predatory state)가 됐다”고 맹공을 퍼붓고 “2014년 말레이시아항공기 MH17기의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 격추로 호주인 38명이 사망했다. 호주에게 푸틴은 항상 피를 묻힌 러시아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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