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 모두들 방학 잘 지냈지? 긴긴 방학동안 재미난 곳을 가기도 하고, 친구들이랑 놀기도 했을 거야. 이제부터 슬슬 재미있는 역사에 대해 공부해보자. 오늘은 특히 물고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사진을 보고 얘기해 보자. 

M : 가시처럼 뾰족뾰족 한 고기는 복어에요. 우리 아빠가 Spear 낚시할 때 잡았는데, 완전히 웃기게 생겼어요. 풍선처럼 뚱뚱해져요.
H : 가오리는 아쿠아리움가서 자주 봤어요. 꼬리가 긴데, 그 끝에 독이 들어있어요.
J : 납작하게 생긴 물고기는 가자미에요. 다른 물고기들은 눈이 한쪽에 하나씩 있는데, 가자미는 눈이 두 개가 모여 있어요. 
D : 그리고 가자미는 헤엄칠 때, 모래 바닥에 납작하게 누워서 다녀요.
T : 와우! 물고기들에 대해서 아주 많이 알고 있네. 그런데 그런 물고기들에 대한 정보를 어디에서 얻었니?
D : 책에서 읽었어요. 학교에서 배우기도 했구요.
H : 아쿠아리움에 가면 거기에 쓰여 있어요. 
T : 그럼 우리나라엔 언제부터 물고기를 연구한 책이 있었을까? 그리고 누가 그런 책을 처음으로 썼을까?
모두들 : ......
T : 조선시대 정약전이라는 선비가 1814년 처음으로 물고기에 관련된 책을 썼단다. 그 책의 이름은 <자산어보>야. 대체로 조선시대까지 우리나라에는 이런 종류의 책이 전혀 없었어. 왜 그랬을까?
J : 물고기를 잘 모르니까요.
D : 바다 속에 못 들어가니까요. 제주도 해녀는 들어갈 수 있어요.
M : 물고기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서요. 
T : 맞아. 조선시대 선비들은 <논어>나 <맹자>같은 어려운 책을 열심히 읽고, 과거시험에 합격하는 게 공부의 목적이었단다. 공부하는 선비들은 물고기에 대해서 아는 게 거의 없었지. 그저 ‘맛있는 음식이구나.’라고 생각했어. 그러면 정약전이라는 선비는 왜 물고기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걸까?
H : 낚시하는 걸 좋아했나 봐요.
T : ^^ 정약전에 대해서 공부하기 이전에 알아야 할 역사적인 사건이 있단다. 바로 신유박해야. 신유박해는 천주교(카톨릭)를 믿는 선비들을 모두 죽이거나 유배를 보낸 사건을 말한단다. 서양에서 들어온 천주교를 믿었던 정약전의 형제들은 모두 죽거나 섬으로 쫓겨났어. 그걸 바로 ‘유배갔다’고 하는 거야. 특히 정약전은 흑산도라는 돌아올 수 없을 만큼 먼 섬으로 유배 갔단다. 부유한 집안에 태어나서 어려움 없이 자라고, 높은 벼슬에 올랐던 정약전은 갑자기 흑산도라는 섬으로 쫓겨난 거지. 정약전은 날마다 무엇을 했을까?
J : 바닷가 산책도 하고, 운동도 했을 거 같아요.
H :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으니까 책을 읽었을 거 같아요.
D : 심심하면 낚시도 하구요.
T : 그렇지. 낚시도 하고, 바닷가 산책도 다니면서 정약전은 마을의 어부들과 이야기도 했을 거고, 어부들이 나눠주는 맛있는 생선도 맛보았을 거야. 그러던 어느 날, 정약전은 물고기는 어떻게 생겼는지, 물고기의 이름은 무엇인지, 물고기들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궁금해졌어. 그림을 한 번 보자. 뭐하고 있는 걸까?

M : 붓으로 책에 뭔가를 쓰고 있어요.
H : 바닷가에서 물고기를 구경하는 거 같아요.
D : 남자아이가 물속에서 물고기를 잡아왔어요.
T : 바닷가에서 잡은 물고기의 모양이나 특징을 책에 기록하는 거란다. 정약전이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고 마을 어부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거야. 정약전보다 바다나 물고기에 대해서 많은 걸 알고 있던 어부들이 정약전을 도와서 쓰여 진 책이 바로 <자산어보>란다. 자산어보의 모습은 다음 그림에서 확인해봐.

T : 지금까지 배운 <자산어보>의 내용을 정리해보자.
① <자산어보>는 신유박해 때 흑산도로 유배 간 정약전이 쓴 책이야.
② 물고기의 생김새와 해부해서 알게 된 뼈의 구조, 내장기관 등이 기록된 책이야.
③ 어부들에게 들은 것, 정약전이 직접 관찰한 것을 토대로 쓴 책이야.
④ 특히 물고기들의 맛에 대한 평가도 기록했단다. 예를 들어 “이 물고기는 맛이 달고 기름지다.”, “이 조개는 향은 좋지만, 맛이 쓰다.” 등의 기록이 남아 있어.
⑤ 흑산도는 상어가 많았기 때문에 상어에 관한 기록이 많이 남아 있단다. 그럼 <자산어보>가 쓰여 진 후 어떤 점이 사람들에게 좋았을까?
H : 물고기 이름을 모르던 사람들이 물고기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J : 어떤 물고기가 독이 있어서 위험한지 책에서 알려줬을 것 같아요. 
T : 그렇지. 오늘 배운 <자산어보> 덕분에 우리나라는 이후에 바다 생물에 대한 지식이 많이 발전할 수 있었단다. 유배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냈던 정약전은 <자산어보>를 쓰면서 또 다른 희망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오늘도 수고했어. 

천영미
고교 및 대학 강사(한국) 
전 한국연구재단 소속 개인연구원
현 시드니 시니어 한인 대상 역사/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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