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 필굿 청소년 풍물패

애쉬필드연합교회서 문화제 겸해 열려 
한인 동포, 지역주민, 홈리스들 함께 한 ‘대동 문화제’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 2주년 기념 행사가 남반부 유일의 소녀상이 있는 애쉬필드연합교회에서 12일(일) 열렸다. 이날 행사는 세계 일본군 '위안부'기림일 예배 및 문화제로 진행됐다. 

이 교회의 빌 크루즈 담임 목사는 예배 설교를 통해 “이 이슈는 정치적인 것이 아니며 정의와 평화, 인권의 문제다. 종교 지도자들, 특히 한인 종교지도자들은 왜 침묵하나?”라고 반문했다. 

백인 여성 위안부 피해자로서 유일하게 커밍아웃을 한 호주인 잰 러프 오헨 할머니,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 대만의 우이시우메이 할머니의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이 걸린 무대에서 강병조 시소추 운영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약 150명이 참석했다.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실천추진위원회(이하 시소추, 공동 대표 박은덕, 염종영)가 주최하고 시드니 한인교육문화센터와 크루즈 목사가 대표로 있는 빈민 구호재단 엑소더스 파운데이션(Exodus Foundation)이 공동 주관했다. 

소녀상 뒤로 위안부 할머니 사진 걸개가 걸려있는 가운데 빌 크루즈 목사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브리즈번 필굿 청소년 농악팀의 개막 공연으로 문화제의 막이 올랐으며 이 날 행사에는 시드니 동포 외 브리즈번 청소년들, 지역 주민들과 홈리스들이 함께 했다.

크루즈 목사는 환영사에서 “위안부 문제는 과거의 문제가 아니다. 아직도 많은 여성과 어린이들의 인권이 전쟁이나 내전의 소용돌이속에 유린되고 있다. 일본 정부의 과오 인정과 진정한 사과를 통한 과거 청산이 전제되어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교회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the voiceless) 억눌린 사람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시드니에 있는 많은 한인 교회 지도자들을 포함, 종교 지도자들이 위안부 이슈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소추 총무 전은숙씨는 “애들레이드에 95세의 고령인 오헤른 할머니를 포함, 위안부 할머니들이 살아 계시다. 한인 커뮤니티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계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녀상 앞에서의 문화제 참석자들.

문화제는 헌화, 신준식의 '늦게 핀 꽃' 시 낭독, 제임스 강과 키오테의 기타 연주, 이원희의 대금연주, 힐스 지역 중창단의 합창과 민중가요 노래패(하날소래)와 함께 한 군중들의 플래시 몹 댄스로 이어졌고 이날 큰 박수를 받은 브리즈번 필굿 청소년(5-8학년)풍물패와 함께 참석자들의 강강수월래로 종료됐다.

브리즈번 풍물패에서 상쇠를 맞고 있는 윤재성(7학년)군의 아버지 윤경로씨는 “브리즈번 청소년 풍물패가 뜻깊은 기림 행사에 참석해 단원들에게 매우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박수빈(8학년)양은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는 영화와 어머니를 통해 알았는데 이런 행사에 친구 단원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엑소더스 파운데이션의 홈리스들을 포함한 행사 참석자를 위한 무료급식에는 대학생 자원봉사 단체인 빅 리프트(Big Lift) UTS학생들과 시소추 회원들이 김치와 밥 소세지 등을 제공했다.

UTS 대학생 멜리사 지메네즈(비지니스 매니지먼트 전공)는 “지난 3년동안 여러 곳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해왔다. 위안부 이슈는 잘 몰랐지만 참으로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시드니 소녀상은 2016년 8월 성남시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후원으로 시소추가 해외에서는 4번째, 남반구에서는 최초로 호주에 건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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