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한인총연합회(회장 문동석)가 호주의 수도 캔버라에서 11-12일 개최한 ‘2018년 차세대 지도자 포럼’은 차세대를 위한 주류사회 진출 희망과 기성세대를 위한 올바른 한인사회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내실있는 행사였다.

호주 전국의 7개 주에서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기성세대와 차세대 120명을 한자리에 모으는 것도 힘들지만 행사의 품격과 내실을 기하기는 더욱 어렵다.

하지만 지난해 출범한 총연합회가 야심차게 실시한 이번 첫 행사는 예상외로 원만한 진행과 진지한 대화의 장을 제공하며 참석자들에게 호평을 얻었다. 그 중심에는 이백순 주호한국 대사와 이슬기 ACT 주의원(자유당)이 있었다.

이 대사는 첫날 본 행사에서 영어 축사 후 가진 별도의 한국어 연설을 통해 “한인들이 정치력을 신장해 호주 정부로부터 제대로 대우받도록 해야 한다. 공직사회에도 적극 진출해 우리 목소리가 들리도록 해야 한다”면서 “투표와 정치 모임에 적극 참여하고 정치기부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대사는 또 다음날(12일) 아침 식사 후 행사 참석자들과 가진 대화의 시간을 통해 외교관으로서 축적해온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인사회 발전 방안에 대해 조언하고 기성세대와 차세대가 합심해서 모범적인 한인사회를 만들어 주길 당부했다.

그는 기성세대가 한국의 경직된 문화에서 탈피해 차세대를 포용하고, 성공한 지식인과 재력가들을 한인 활동에 끌어들일 방안을 강구하고, 성공사례를 만들어 공유할 것 등을 주문하며 한인회를 중심으로 단결할 것을 부탁했다.

그는 “한인들은 지적 재정적 능력도 있다. 어떻게 끌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단체가 안되고 구심점이 없으면 호주 정치인은 관심을 주지 않는다”며 “지역 한인사회와 한인회가 잘 되도록 뭉치는 계기가 오늘부터 시작되기 바란다”고 기대했다.

첫날 “한인들과 대화하고 싶다”면서 마이크를 잡았던 그의 진솔함과 진정성은 이튿날까지 이어지며 참석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엔 호주 한인사회와 한인들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느껴졌다.

이 대사가 기성세대의 한인사회 발전 방안에 역점을 뒀다면 이슬기 주의원은 차세대의 호주 정계진출을 위한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데 중점을 뒀다.

이 주의원은 ‘저는 꿈이 있습니다’란 연설에서 기성세대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와 존경을 표하고 한인 차세대 선두주자로의 사명감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1세대 어르신들 덕분에 저도 호주 주류사회에서 열심히 살 수 있다는 꿈을 키울 수 있었다. 호주 한인사회의 희망과 자존심을 위해 사명감을 느낀다. 한인사회에서 정치의 개척자로서 호주 주류사회에서 리더가 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 정계와 재계, 언론계의 아시아인 부족은 ‘대나무 천정(bamboo ceiling)’의 존재 가능성을 인정하게 하지만 한인들은 대나무 천정을 타파하고 별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잊지 말고 함께 가자”고 당부했다.

한인으로서 자부심을 간직하고 기성세대를 존중하며 차세대의 도전에 앞장서겠다는 리더의 자질과 책임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이번 포럼은 기성세대가 앞에서 이끌고 차세대가 뒤에서 밀면서 협력 조화하는 이상적인 한인사회의 일면을 현실화시켰다. 전현직 한인회장들의 역량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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