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용수 코스트그룹 회장

중국 및 영국계 회사 7개와 경합 거쳐 최종 낙점
“26년 꾸준한 대북 사업 인정받은 결과”

천용수 회장은… 1983년 호주로 이민, 퍼스에서 선박 납품업과 자원 재활용업 등으로 부를 쌓은 뒤 1992년 조총련을 제외하고 해외동포 사업가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1년 후 외국인 기업가로서 최초의 업무용 건물 건립, 1995년 북한 최초 합영회사를 세웠으며 현재 선봉 코스트 합영회사를 두고 9개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04년 최초의 해외동포 기업인들의 평양 무역상담회(월드옥타 주최)를 위해 무역상담회 준비위원장으로 42개국 162명의 해외동포기업인들을 이끌고 방북해 관심을 끌었다. 6년 전부터는 북한 광산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호주에 코스트 타이어, 그린 리사이클링, 화장품 총판회사인 미샤,  IT 회사인 액심텍 등 4개 회사를 운영 중이다. 맨손으로 연 매출 2억 4천만달러 기업을 일군 천용수 회장은 대표적인  동포사업가 중 한 명이다.  2006∼2008년 월드옥타 제14대 회장을 지냈다. 

“북한과의 사업은 마치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 
‘뚝심과 끈기라는 붓으로’ 남들은 선뜻 가지못한 ‘북한이라는 백지’에 지난 26년간 맘껏 사업을 펼쳐온 천용수 호주 코스트 그룹 회장. 

대북 사업관련해서는 해외동포를 포함, 한국인으로는 독보적인 존재라 할 수 있다. 북한에 다녀온 횟수만 해도  1992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평균 6-10회로   통산200여 회에 달한다. 

투자규모도  상당하다. 실패 액수는 약 400만달러에 이른다. 대북 사업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셈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난 7월 천 회장의 ‘조선 투자자문회사’는 북한으로부터 대 북한 무역 및 투자의 유일한 창구로 지정받았다. 

천 회장은 “5개 중국 회사와 2개 영국회사와의 경합에서 우리 회사가 최종 지명됐다.  26년 간의 북한에서의 사업경험을 인정받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10일(금) ‘월드옥타 차세대 무역스쿨’ 에서 특강 전 천 회장은  인터뷰를 요청하자 “인터뷰는 뭐 부담스럽고 대신 오늘 내 강의를 듣는 것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강연 전과 11일(토) 무역스쿨 입교식 때, 이틀 후 해외출장을 떠나기까지 여러 경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교롭게도83년 8월 18일 35년 전 딱 이맘 때 천 회장은 호주 땅을 밟았다.  

“남북이 파트너라는 ‘발상의 전환’ 필요”

10일 밤 강당을 가득 메운 젊은이들을 향해 천 회장은 호주에서 사업가로 성공하기까지 그리고 북한진출 과정 등 그의 삶 전체를 두 시간으로 압축, 생생하게 전했다. 1분도 낭비하지 않은 촘촘하게 짜여진 강연은 그의 단단한 외모를 닮아있었고 쉬지않고 전방위 사업을 펼쳐온 그의 사업 스타일 또한 엿볼 수 있었다.

그는 강연에서 “북한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는 남들이 안하는 것을 하니까 쉽고 재밌다. 첫 발을 디뎌라. 시작했을 때와 안했을 때는 보이는 것이 완전 다르다”면서 젊은이들에게 도전정신을 일깨웠다.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 개최는 우리 민족에게는 기적같은 일”이라고 표현한 천 회장에게 대북사업을 위한 조언과 최근 이뤄진 조선투자자문회사 승인의  의미 등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먼저 한국인들이 북한을 보는 시각에서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천 회장은 “우리는 같은 민족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또 과거의 적대적 관계에서 함께 공동번영해야하는 파트너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 진출 초기부터 최근까지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서 두드러지게 달라진 부분으로는 컴퓨터 사용이 보편화됐고 평양에 24시간 전기공급이 이뤄진 점을 꼽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북한 사람들은 매우  성실하며  생산성이 높고 고급 노동력 또한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북한 정부와 천 회장의 코스트 그룹과의 계약서.

“북한은 무한한 기회의 땅..
편법 말고 콘소시엄 형태 투자 바람직”

천 회장은 군사분계선에서 북한 동향을 파악하는 ROTC정보 장교로 복무했다.  그는 “ 사람 사는 곳이 다 똑같을 것이라 생각했다. 사업을 하는 것 역시  호주나 어디서나 똑같다. 북한이라고 특별히 다른 두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고임금, 언어장벽 등 호주동포 사업가들에게 전반적인 사업환경은 녹록치 않지만 마치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북한은 기회의 땅’이다. 현재 모든 부문에서 투자할만한 사업들이 많다”고 말해 대북 사업이  해외동포들에게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천 회장은 또 “그동안 많은 해외동포들이 북한에 진출했다가 실패하는 것을 목격했다. 실패의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부분 정확한 사전 정보없이 투자하거나 편법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무엇보다 북한의 법 질서 안에서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또 진출 부문에 대한 사전정보 확보 등 철저한 준비 역시 중요하다. 또 혼자보다는 여러 명이 컨소시엄 형태로 하면 실패도 줄일 수 있고 좀 더 큰 규모의 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매우 실질적인 정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 26년간 다양한 무역 아이템도 취급했고 엄청난 자금을 투자했지만 결국 금광 사업에서는 실패했다. 합영회사 운영, 정유 및 중장비 수입권, 세탁비누 및 스펀지, 가발공장, 철광석과 마그네사이트 광산 투자, 설탕, 콩기름, 생고무 등 많은 사업을 해오고 있다. 그  경험을 살려서 북한 투자에 대한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
천 회장의 오랜 바램대로 그의 회사가 북한의 조선투자자문회사로 지정된 것은 어쩌면 숱한 어려움에도 포기하지않은 천 회장의 끈기와 의지가 가져온 결과일 것이다.
북한에 투자하는 모든 회사는 조선대외경제투자협력위원회의 합영투자처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야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제 조선 투자자문회사를 거치면 바로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천 회장은 중국 두 지역에 지점을 설립 중이며 향후 미국, 유럽, 한국, 일본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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