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건너던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뒤 그대로 달아난 아들 대신 처벌을 받으려고 거짓 진술을 한 50대 여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지난 6일 오후 2시경 시드니 워털루(Waterloo) 라클란 스트리트(Lachlan St)에서 20대 남성이 기아 리오 해치백 승용차를 몰다 길을 건너던 20대 여성을 치고 달아났다.

여성은 인근의 세인트빈센트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지만 병원에서 숨졌다. 

경찰은 7일 오전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약 80km 떨어진 울릉공에서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신고한 50대 여성을 체포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 당시 실제 차량을 운전하고 있던 여성의 아들이 울릉공 경찰서에 자수하면서 어머니의 허위신고가 들통난 것.

이 남성은 사망을 초래한 난폭운전, 사고 후 도주, 정지면허로 도로주행 등 총 5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거짓 신고를 한 여성도 허위진술로 인한 공무집행 방해, 사법기관 기만 등의 혐의로 함께 입건됐다.

현장의 사고 목격자는 피해자 여성이 길을 건널 때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발생 후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달려왔다. 한 남자가 심폐소생술을 시도했고 다른 사람들은 구급차가 올 때까지 여자를 안심시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숨진 여성은 사고현장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아파트에서 친구들과 함께 살고 있던 대학생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고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의 휴대폰을 회수해 현재 조사하고 있으며 사건장면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을 찾고 있다.

사고발생지는 버크 스트리트(Bourke St)와 이스턴 디스트리뷰터(Easter Distributor)를 연결하는 도로로 종일 차량 및 보행자 통행량이 많은 장소이지만 횡단보도나 속도제한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사고가 잦은 것으로 전해진다. 인근의 한 건물관리인에 따르면 최근 9년간 같은 장소에서 차에 치인 보행자가 무려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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