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도 노동자 반발 대비해야” 경고

ABC 포코너즈와 인터뷰를 한 스티브 배넌

“미국인 노동자들은 분노한 것이지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아니다. 그들은 마침내 그들을 위해 스스로 일어났다. 호주도 노동자들의 반발을 예상하고 준비해야 한다. 나는 내년 총선 전 호주 유권자들에게 (호주 순회강연을 통해) ‘경제적 국가주의 메시지(economic nationalist message)’를 전달할 계획이다.”

호주 ABC의 포 코너즈(Four Corners) 진행자인 중견 기자 사라 퍼거슨(Sarah Ferguson)이 최근 미국을 방문해 스티브 배넌(Steve Bannon, 64)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와 인터뷰(9월 3일 방영)를 했다. 이 인터뷰에서 배넌은 “중국이 부상함에 따라 호주 노동자층의 반란(working-class revolt)이 있을 것”이란 경고성 예측을 했다.
   
배넌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백악관 수석 전략가 겸 수석 고문이었다가 2017년 8월 사임했다. 극우 성향의 온라인 언론 브라이트바트 뉴스 네트워크(Breitbart News Network)의 설립자인 정치 전략가(political strategist)이다. 그는 온라인상에서 '서구적 가치들'을 옹호하고 '백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다문화주의를 반대한다는 이른바 '대안 우익(alt-right)' 운동의 주축으로 통했다. 

총선 전 호주 순회 
‘경제적 자국주의자 메시지’ 전할 것
“트럼프, 대중국 강경책으로 유권자 지지 확보”

ABC 인터뷰에서 배넌은 “호주의 대중국 정책이 너무 미약하다”고 비난했다. “향후 10년 혹은 20년을 대비해야한다. 중국에 대해 무엇을 아나? 지금 준비를 해야 한다. 턴불은 너무 유화적이었다.”
트럼프의 대중국 강경 자세가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서 많은 득표를 한 최대 어필 요인이었다고 설명한 그는 ‘중국에 맞서지 않는 결과’에 대해 호주를 ‘광산 환기통에 앉아 있는 카나리아새(canary in the mineshaft)’에 비유했다. 광산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면 새가 죽는 것을 보고 위험하다는 것을 뒤늦게 안다는 경고였다.   

“중국은 미국과 호주를 같은 방식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우리가 공헌하는 나라들(tributary states)이라고 여긴다. 호주인들이 규정을 준수한 다음에 많은 경제 자원과 자산의 상당 부분이 다른 나라(중국 지칭)가 소유한 것 을 뒤늦게 알게된다. 호주는 정국 불안정과 판단 실수로 ‘중국 신드롬(China syndrome)’의 먹이가 되는 것을 피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 관련해 호주에서 미국보다 훨씬 떠들썩한 논쟁이 있었다. 미국은 이제 시작했다”고 배넌은 비교하면서 지난해 후반 호주 정부가 중국을 겨냥한 외국의 간섭 금지법(foreign interference law)을 제정한 것을 호평하면서도 턴불의 최근 발언은 후퇴했다고 비난했다.  
턴불 전 총리는 퇴임 전 NSW 대학에서 연설을 통해 보호주의 무역 정책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턴불 전 총리는 호주가 대중국 경제 관계를 추구하면서 자유무역이 호주의 목적, 기준, 우선 순위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호주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내세워 최근 중국 기업 화웨이의 호주 5G 네트워크 참여를 배제하면서 호주-중국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대중국 강경 자세가 미국 중산층과 노동자층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한 열쇠였다. 바로 이 지점이 ‘안돼, 우리는 미국이 과거의 영광 재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는 분노가 표출된 곳이다. 
엘리트 계층은 호주처럼 미국에서도 ‘중국의 부상은 굽힐 수 없는(inexorable) 현상이다. 열역학 제2 법칙이다. 물리적 우주의 일환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트럼프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반발하며 이에 맞섰다. 미국은 지금 중국과 경제적 전쟁 중이다. 중국에 대해 침착하게 다시 시작한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끝까지 갈 것이다.”  

미국은 최근 중국 수입품에 16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 7월엔  340억 달러 상당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이에 맞대응했다.  
KPMG는 “양국의 전면 무역전쟁이 악화되면 세계 불황을 초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호주의 GDP가 5년 동안 2.4%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글로벌 공급체인의 재편을 달성하기위해 우발성에 대비해왔다. 불황은 왔다가 간다. 근로자들은, 특히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점을 이해한다.  스피드 조절장치가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이 지도력이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경제 정책으로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트럼프와 나라가 해야 할 일을 준비했다. 해외로 나간 일자리를 미국으로 가져오고 근로자들에게 가치와 존엄을 주는 고부가가치 고용을 창출하고 가장 한 명의 소득으로 가정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

백악관 고문 사임으로 트럼프와 관계가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배넌은 트럼프의 ‘경제적 국가주의자 메시지(economic nationalist message)’를 미국과 해외에서 계속 홍보하고 있다. 배넌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캠페인(Brexit campaign)에서 주요 역할을 했다. 

“유럽 전역에 걸쳐 우파와 좌파의 국가주의자 단체들과 연대를 강화할 것이다. 이같은 개혁운동을 내년 총선 전 호주에서도 시작할 계획이다. 사회 각계에 많은 분노(a lot of anger)가 있는데 이 분노를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호주 노동자층 반발의 때가 무르익었다. 호주가 포퓰리즘의 온상이 될 것이다.”

배넌은 올해 초 브라이트바트 뉴스 네트워크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배넌과 브라이트바트는 미국에서 인종 분리를 선동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그의 경제적 국가주의자 이데올로리가 인종차별적이라는 비난을 거부한다. 

“미국의 백인 근로자들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 그들이 마침내 그들을 위해 스스로 일어났다. 그들이 파시스트, 나치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들 집단이라는 진보성향 저널리스트들의 비난에 상관 안한다. 이 움직임은 멈추지 않을 것”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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