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집값 폭락에 관한 다큐방송에 주택소유자와 투자자의 불안감이 증폭된 가운데, 이 같은 부동산 시장 붕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근거가 제시됐다.

지난 주 방영된 호주 채널9의 시사 프로그램 ‘60분’(60 Minutes)에서는 ‘집값 40% 대폭락’이라는 부제와 함께 주택시장에 발생 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다루었다.

‘60분’ 프로그램이 부동산계 비관론 예언자(doomsayer)들의 극단적 예측설을 논하며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 한 미국계 연구원은 호주 부동산 거품이 붕괴해 집값이 30-50%까지 폭락할 거라고 경고했으나 붕괴는 일어나지 않았다.

10년 전에는 호주의 유명한 경기비관론자인 스티브 킨 경제학 교수가 향후 12개월 안에 주택가격이 최대 40% 하락할 것이라 예언했고 이를 바탕으로 시드니 자택을 팔았다. 그러나 그의 예측은 빗나갔고 주택가격은 10% 이상 폭등했다. 

부동산정보업체 코어로직에 따르면 호주 8개 대도시 중 5곳의 주택가격이 8월 한 달 동안 하락했고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주택을 매입한 일부 주택소유자와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호주 언론사 뉴스코퍼레이션은 이들 경기비관론자의 호주 주택 시장에 대한 예측은 한 번도 정확한 적이 없었다며 이들이 말하는 40% 집값 폭락이 사실 발생할 수 없다는 5가지 근거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1. 저금리
주택담보 대출자들이 은행권의 높은 이자율을 감당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집을 매각해야 할 때 집값은 하락한다. 하지만 현재 호주 금리는 사상 최저치에 머물러 있고 상황에 따른 호주중앙은행의 추가 인하 결정 가능성도 없지 않다.

2. 낮은 실업률
직장을 잃어 주택담보 대출금을 갚을 수 없게 되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현재 호주 실업률은 5.3%로 낮은 수준에 속하고,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실업률이 조만간 급격히 상승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3. 충분한 수요
주택시장이 과잉공급 상태에 빠져도 집값은 내려간다. 하지만 이는 호주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없다. 매년 25만 명 이상의 이민 인구가 호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4. 타국과 다른 주택담보대출
호주에서는 주택담보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주택소유권이 은행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은행이 모든 빚을 떠안게 되고 이는 과거 금융위기 때 미국 주택가격 붕괴에 기름을 퍼부었다. 한편 경기비관론자의 다수가 미국 출신이다.

5. 대출 가능성
필요 이상의 소득 증빙자료를 요구하는 등 최근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까다롭고 엄격해졌다. 그렇지만 대출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요청한 서류만 제대로 준비해가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오히려 양측에 득이 될 신중한 처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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