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처치 못 한채 2시간 머물다 사망.. 특별조사 호들갑 

빅토리아 공립병원인 단데농(Dandenong Hospital)의 응급실에서 두살바기 어린 아기가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9월 24일 미열로 시작해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이던 이사야(2)의 부모는 불안한 마음에 급히 구급차를 요청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응급상황이 아니라며 파라세타몰(paracetamol)을 먹이라는 조언만 남겼다.

아이의 부모는 약을 투여했는데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이튿날 다시 구급차를 요청했다. 그러나 응급실에 실려 갈만한 심각한 증세가 아니라며 또다시 거절당하고 말았다.

이사야의 건강이 밤새 악화되자 부모는 가까운 일반의(GP)를 방문했다. 아이의 상태를 진찰한 의사는 상태가 아주 심각하다며 즉시 구급차를 호출했다.

단데농 병원으로 옮겨진 아이와 부모는 응급실 진료를 받으려면 2시간 이상 대기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그 사이 이사야의 발은 시퍼렇게 변해갔다. 엄마 다리에 누워 끙끙 앓던 아이가 주스를 마시고 싶다고 하자 얼른 주스를 가져와 먹였다. 그러자 갑자기 아이의 혀가 붓기 시작하고 눈이 뒤집어졌다. 

이사야의 부모가 당시 상황에서 기억하는 건 의사가 ‘코드블루’(code blue : 심장마비 환자 발생 시 사용되는 의료용어)라고 소리쳤던 것, 응급실 대기실에는 20여 명의 환자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아이의 가슴에 손을 대보니 심장박동수가 멎어있었더라는 것이다.

의료진이 급히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이사야는 결국 숨졌다. 

진료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숨진 아이의 부모는 망연자실한 채 “병원이 내 아들을 ‘살인’했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또한 “같은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이사야는 급성 폐렴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빅토리아 주정부는 사건에 대한 특별조사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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