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일) 스콧 모리슨 총리(왼쪽)가 웬트워스의 본다이 비치를 방문해 데이비드 샤마 자유당 후보를 지원 유세했다(AAP)

호주가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현재의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16일 스콧 모리스 총리가 밝혔다. 모리슨 총리는 이날 이같은 제안이 '합리적(sensible)'이라고 표현하며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분쟁을 벌이는 지역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5월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해 팔레스타인의 반발을 샀다. 뒤이어 과테말라와 파라과이도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했으나 파라과이는 정권 교체로 다시 대사관을 텔아비브에 옮겨놓기도 했다. 당시 말콤 턴불 총리는 이전 계획이 없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모리슨 총리는 데이브 샤마(Dave Sharma) 전 이스라엘 대사가 몇 개월 전 제안한 것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발표 시기가 20일의 웬트워스 보궐선거를 며칠 앞둔 깜짝 결정이라는 점도 논란이 일고 있다. 샤마 전 이스라엘 대사는 웬트워스 보선에서 집권 자유당 후보로 출마했는데 무소속의 케린 펠프스 후보(전 호주의학협회(AMA) 회장)에게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다. 웬트워스는 호주에서 유대계 유권자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본다이 일대를 포함하는 곳으로 샤마 후보가 뒤지자 유대계 표를 얻기 위해 대사관 이전을 보선 직전 발표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 선거구는 자유당 텃밭이었지만 턴불 총리의 갑작스런 퇴출에 반발하는 유권자들의 반대표 향배가 보선 결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유당이 긴장하고 있다. 자유당은 하원에서 1석 우위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웬트워스 보선에서 승리를 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한편 야당(노동당)은 “국익과 직결된 주요 외교 사안에서 모리슨 총리가 보선 당선을 위해 정치적인 도박을 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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