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 문화와 한국 음식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 민족의 우리 음식 사랑은 유별나다. 전 세계 어디를 가든 김치를 먹는다. 한인 타운 곳곳에 한식당들이 있다. 처음엔 한인들만 드나들었으나, 이제는 현지인들까지 한식을 찾는다. 특히 해외에 있는 중국인들이 한식을 즐길 정도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근교는 물론, 지방에도 다양한 한식당들이 들어서고 있다고 한다. 전통 한식당에서부터 퓨전 한식당, 구이 또는 웰빙 요리 전문식당에 도시락 전문점까지 가세했다. 예약을 해야만 식사할 수 있는 식당도 늘고 있으며, 손님 대부분이 현지인이나 외국인이다.

모스크바에서는 최근 러시아인들이 운영하는 한식당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한식당 13곳 중 5곳이 러시아인이 주인이다. 이런 식당들의 경우는 인테리어도 현대적이고 가격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보다 조금 저렴해 손님을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비빔밥 냉면...
세계 어딜가도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한식이다. 그러나 나라마다 맛도 조금씩 다르고 가격도 차이가 난다. 각 지역의 물가나 경제 사정에 따라 가격은 한국 원화로 환산했을 경우 최대 7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음식 재료 구입 여건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서는 한화 4천여 원(25위안)이면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를 먹을 수 있다. 또 비빔밥은 2천900원(18위안), 물냉면은 2천400원 (15위안) 정도다.

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나 오스트리아의 빈에선 (돌솥) 비빔밥을 사 먹으려면 2만1천800여 원(16.90유로)이 있어야 한다. 프랑스 파리의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는 이보다도 비싼 2만1천930원(17유로)이다.

전 세계 30여 개 나라에서 발간되는 한글 미디어들의 모임인 세계한인언론인협회는 최근 회원사들을 통해 각 지역의 김치찌개 된장찌개 비빔밥 물냉면 등 4가지 한식 가격을 조사, 비교했다. 음식 가격이 조사된 곳은 모두 24개국 43개 도시.
가격은 현지 화폐 혹은 미국 달러로 조사했으며, 10월 1일 기준으로 한국 원화로 환산했다. 국내 한식당의 경우처럼 같은 나라, 같은 도시 안에서도 한식당의 위치에 따라 가격이 달랐다. 고급 한식당과 분식집의 가격도 차이가 있었다. 이런 경우 각 지역 사정에 맞춰 중간 정도의 가격을 기준으로 했다.

대표적인 한식 가격을 각 지역별로 조사한 것은 ‘빅맥 (Big Mac) 지수’처럼 그 지역의 물가를 간접적으로 비교해 보기 위해서다. 다만 빅맥 지수는 한 회사, 같은 레시피로 만들어 통일성이 있는 반면, 한식은 식당마다 조리법이 똑같지 않다.
또 지역에 따라 한식 재료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어느 지역에선 냉면이 가장 비싸고 어느 지역에선 비빔밥이 최고 가격인 점, 지역에 따라 같은 음식 가격이 7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 등이 이런 사정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등 아시아는 1만 원 미만
유럽과 미국은 1만5천∼2만 원

4가지 한식 가격을 나라별로 비교했을 경우 중국이 가장 싸고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 유럽 국가가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경우 프랑크푸르트(김치찌개 13.90유로)가 베를린(8유로)보다 1.7배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어디에서든 45위안(한화 7천263원)만 있으면 4가지 음식 어느 것이 라도 먹을 수 있다. 창춘의 냉면은 불과 15위안(2천 421원)이다. 선전(深川)에서만 냉면 가격이 50위원 (8천70원)으로 비쌌다.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대부분 세금(Tax)과 봉사료(Tip)가 추가돼 메뉴판에 표시된 가격보다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과 캐나다는 메뉴판 가격에 세금은 포함하고 봉사료는 계산하지 않았다. 봉사료는 전체 식사비에 부과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도시별로 가격들이 비슷했으나 하와이(호놀룰루)와 달라스가 다른 지역보다 2천∼3천 원 정도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내에서는 하와이의 된장찌개가 15.95달러(한화 1만7천720원)으로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은 또 점심보다 저녁 식사 가격이 조금 더 높았다.

대륙별로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한식 가격이 낮았다. 아시아권에선 홍콩이 유일하게 4가지 음식 모두 1만2천 원이 넘었고,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9천 원 이하에 한식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얀마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비빔밥 모두 4천300원 정도였으며, 냉면만 조금 비싼 5천10원이었다. 영국은 유럽 국가보다는 조금 저렴했으나, 4가지 음식 모두 1만3천 원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러시아의 모스크바도 600루블 정도로 한화 1만 원이 조금 넘었다.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은 7천500원 정도면 찌개와 비빔밥을 먹을 수 있으며, 물냉면(9천375원)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대양주인 호주와 뉴질랜드, 아프리카 케냐에서도 김치찌개 된장찌개 비빔밥 냉면을 먹으려면 1만원 이상 가져야 한다. 호주 시드니와 브리즈번의 한식 가격은 13∼15호주달러(1만4천26원∼1만2천30원) 정도였으며, 멜번은 최대 20호주달러(1만6천40원)로 조금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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