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불 퇴출 반대표 뚜렷.. 모리슨 총리 “당권 도전 큰 대가 치러”

무소속의 케린 펠프스 후보가 웬트워스 보선에서 당선됐다

20일(토) 시드니 동부의 웬트워스 보궐선거(Wentworth by-election)에서 예상대로 케린 펠프스(Kerryn Phelps)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유당은 연방 출범 이후(since Federation) 사상 최초로 자유당 텃밭이던 선거구에서 패배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이로써 스콧 모리슨 총리의 자유-국민 연립 여당은 하원에서 1속 우위가 무너지면서 소수내각이 됐다. 

아직 집계가 종료되지 않았지만 데이브 샤마(Dave Sharma) 자유당 후보의 지지율이 20% 이상 폭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케린 펠프스 후보 운동원들이 기뻐하고 있다(AAP)

오후 9시 현재 약 40% 개표 결과, 정당별 1차 투표에서 자유당의 샤마 후보가 39.9%로 지난 총선 때 말콤 턴불 전 총리의 득표율보다 21.9% 폭락했다. 펠프스 후보는 33%를 득표했다. 노동당의 팀 머레이 후보는 약 11% 득표했다. 선호도를 반영한 1, 2위 득표율은 펠프스 후보 54.34%, 샤마 후보 45.66%로 펠프스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자유당의 지지율 폭락은 지난 8월 말콤 턴불 전 총리가 자유당내 강경 보수파가 중심이 된 피터 더튼 내무장관의 당권 경쟁 소용돌이 속에서 정계를 퇴출당한 것에 대한 상당수 유권자들의 분노가 자유당 외면이라는 반대표로 표출됐다. 트렌트 짐머만 자유당 의원은 “유권자 분노(voter anger)가 뚜렷하게(palpable)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오후 8시반 경 펠프스 후보는 승리를 선언하며 “유권자들의 신뢰와 지지에 감사한다.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즈비언인 펠프스 후보는 아내 재키와 운동원들, 지지자들에게 감사하면서 “이번 보선은 데이비드와 골리아의 전투였다. 오늘의 승리는 상식의 회복 신호”라고 말했다.  

승리를 환호하는 케린 펠프스 후보(AAP)

타냐 플리버섹 야당 부대표는 “전국에서 자유당이 가장 안전한 지역구 중 하나인 웬트워스에서 전례가 없는 역사적인 결과(unprecedented result)가 나온 것은 유권자들이 모리슨 총리에게 강력한 비난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모리슨 정부의 종말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자유당을 지지하지 말고 경고 메시지를 보내라는 내용의 트위터를 올렸던 턴불 전 총리의 아들 알렉스는 트위터를 통해 “놀라운 결과를 보여준 웬트워스 유권자들이 자랑스럽다. 호주 민주주의를 위해 위대한 날”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자유당이 당권 도전 때문에 큰 대가를 치렀다. 연립 여당은 빌 쇼튼의 노동당 정부를 피하려고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