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마 자유당 후보 “턴불 퇴출 방법으로 유권자 역풍 맞아”

웬트워스 보선에서 승리가 확실시되는 무소속의 케린 펠프스 후보

20일 시드니 동부 웬트워스 보궐선거에서 자유당 패배가 확실시되면서 스콧 모리슨 총리의 자유-국민 연립 정부가 하원(150석)에서 법안 통과에 필요한 76석(절반 +1석)의 다수당 위치를 상실했다. 따라서 모리슨 정부는 기술적으로 친여 성향의 무소속 의원들의 연대로 하원에서 법안 통과가 가능하지만 ‘소수 정부’로서 위상이 추락한 것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 

연방 하원에서 연립 여당은 6명으로 1명이 늘어난 군소 정당 및 무소속 의원들 중 협조를 얻어야 한다. 크로스벤처(crossbenchers)로 불리는 무소속 의원들은 봅 케터(Bob Katter)의 호주당(KAP) 대표(퀸즐랜드), 앤드류 윌키(Andrew Wilkie, 타즈마니아), 녹색당의 아담 밴트(Adam Bandt, 빅토리아), 빅토리아 인다이(Indi)의 캐시 맥고완(Cathy McGowan), 남호주 메이요(Mayo)의 레베카 샤키Rebekha Sharkie) 중도 연대(Centre Alliance) 의원 5명이다. 이제 시드니 웬트워스의 케린 펠프스 무소속 의원이 추가된다. 

국민당의 케빈 호간(Kevin Hogan) 의원도 지난 당권 경쟁에 항의하며 크로스벤치(crossbench) 역할을 하고 있다.   

웬트워스 보선은 22일(월) 오전 9시 현재 총 등록 유권자 103,810명 중 75.1%인 77,944표 개표 결과, 선호도(preference)를 반영한 1, 2위(양당) 구도의 득표율에서 무소속의 닥터 케린 펠프스(Kerryn Phelps) 후보가 51.1%(37,700표)로 자유당의 데이브 샤마(Dave Sharma) 후보 48.9%(36,084표)보다 약 9백여표 앞서 당선이 확실시된다. 부재자(우편 투표) 개표가 남아있지만 당락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당의 후보의 득표율이 -18.8% 추락했다.  

후보별 우선 지지율(primary votes)에서는 샤마 후보가 43.2%(31,853표, -19.1%)로 1위였고 펠프스 후보가 29.1%(21,503표), 노동당의 팀 머레이(Tim Murray) 후보 11.5% (8,493표, -6.2%) 순이었다. 1차 지지율에서 아무도 50%를 넘지 못해 1, 2위의 선호도를 반영한 개표 결과, 펠프스 후보가 줄곧 앞섰다. 한때 격차가 좁혀졌지만 샤마 후보가 당락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으로 예상된다.  

자유당의 데이브 샤마 후보(AAP)

보선 패배 후 샤마 자유당 후보는 21일(일) 밤 스카이뉴스와 대담에서 “턴불 전 총리가 밀려난 방법이 거센 역풍(big headwind)의 근원이었다. 호주 유권자들은 임기 도중 지도자를 교체한 것에 분노하며 너무 빈번한 교체에 염증을 느낀다”라고 지적했다.   

연립 여당 의원들은 웬트워스 보선에서 나타난 턴불 전 총리 퇴출에 대한 반대 정서가 다른 지역구로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일부 자유당 의원들은 연방 출범 이후 웬트워스에서 사상 첫 패배의 결과를 놓고 선거 패배에 대한 손가락질로 분주하다. 

22일 크리스토퍼 파인 국방 장관은 “자유당은 국우주의 정당(a party of the far right)이 아니다”라면서 동료 의원들에게 “정치적인 주류 위치를 유지하라(stay in the political mainstream)”고 촉구했다. 

퀸즐랜드에 지역구가 있는 조지 크리스튼센(George Christensen) 국민당 의원은 “웬트워스 지역구에서 표출된 연방 정부에 대한 반대표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퀸즐랜드의 켄 오다우드, 스콧 버치홀츠, 미쉘 런드리 의원들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는데 이들은 지난 당권 경쟁에서 강경 성향인 피터 더튼 내무 장관의 지지 세력이었다. 반면 턴불 전 총리의 강력한 지지자였던 시드니 이너 웨스트 리드(Reid) 지역구의 크렉 런디 자유당 의원은 웨트워스 보선 패배에 대해 강경 보수 성향 언론인들의 영향을 지적하면서 동료 의원들에게 특히 스카이TV 저녁 시간대 방송의 주장을 무시하라고 말했다.  

22일 아침 2GB와의 대담에서 토니 애봇 전 총리는 턴불 전 총리가 샤마 자유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그의 켐페인을 돕지 않은 점도 주요 패인이라고 턴불 전 총리에게 비난의 화살을 겨냥했다. 

정계 은퇴 후 미국에 머물던 턴불 전 총리는 22일 오전 시드니에 도착했는데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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