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 모두들 방학 잘 지냈지? 이번 방학에는 비가 많이 와서 마음껏 밖에서 놀지도 못했을 거 같다. 그래도 한동안 비가 안 와서 힘들었을 농부들을 생각하면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 오늘은 아주 더운 사막이야기를 해볼까 해. 사진을 보고 얘기해보자.

J : 사람들이 낙타를 타고 사막을 지나가고 있어요.
H : 해가 떠 있는 시간이라 많이 더울 것 같아요. 원래 사막은 낮에는 덥고, 밤에는 굉장히 춥잖아요.
T : 그럼 사람들은 더운데 왜 빠르게 달리는 말을 타지 않고, 낙타를 타고 가는 걸까?
M : 낙타는 물을 많이 마시지 않고도 오래 살 수 있어요. 그래서 사막에서는 말보다는 낙타가 더 좋아요.
D : 낙타는 다리가 길어서 모래에 잘 빠지지 않을 것 같아요. 
T : 그럼 이번엔 낙타 얼굴이랑 발 모양을 자세히 보고 한 번 생각해보자.

H : 콧구멍이 납작하고, 눈에 새까만 눈썹이 많이 있어요.
M : 귀 모양이 조금 이상해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구멍이 없는 거 같아요.
J : 발 모양이 되게 평평하고 커요.
T : 아주 잘 봤어. 낙타는 사막의 모래바람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납작한 콧구멍과, 숱이 많은 눈썹을 가지고 있단다. 또 귀도 모래바람이 들어갈 수 없도록 돌돌 말려있어. 발 모양도 평평하고 커서 모래 속으로 푸---욱 빠져버리지 않고, 사막을 사뿐사뿐 걸어 다닐 수 있지.^^ 그럼 사진 속의 사람들은 낙타를 타고 사막을 지나 어디로 가는 걸까?

D : 사막을 여행하는 거 같아요. 호주에도 큰 사막이 있잖아요. 
J : 전쟁이 나면 군인들은 적군이 사막을 못 건너게 지켜야 할 것 같아요. 예전에 만리장성 이야기 배웠잖아요. 
M : 지난 번에 배운 마르코폴로가 사진 속 사람 아닐까요? 마르코폴로가 외국사람인데 중국을 여행하고 난 다음에 책을 썼잖아요. 
T : 와우! 아주 잘했어. 그 책 이름이 바로 <동방견문록>이지. 마르코폴로는 이탈리아 상인이었단다. 유럽과 아라비아의 상인들은 중국에 물건을 팔기 위해서 황량하고 먼 길을 지나야 했어. 특히 가장 어려운 길은 중국 한 가운데 있는 커다란 고비 사막이었어. 
H : 저요! 저요! 그거 실크로드 이야기잖아요. 책에서 읽었어요.
T : 맞아. 실크로드(Silk Road)는 유럽과 중국을 잇는 아주 긴 길이야. 옛날 중국과 유럽, 아라비아 상인들은 귀한 물건들을 다른 나라에 팔기 위해서 이 길을 지나갔단다. 특히 유럽과 아라비아 상인들은 중국에서 질이 아주 좋은 비단을 사가지고 돌아갔어. 그래서 이 길이 ‘비단길’이라고 불리는 거야. 그런데 우리나라가 영어로 ‘코리아’라고 불리는 이유를 혹시 아니?
D : 음...마르코폴로가 우리나라를 이탈리아어로 ‘코리아’라고 불렀을 것 같아요.
T : 아주 비슷해. 그런데 비단길로 유럽과 아라비아의 상인들이 중국을 오고갔을 때, 우리나라의 이름은 ‘고려’였단다. 고려는 조선이라는 나라 이전에 세워졌던 나라야. 그런데 아라비아 상인들은 중국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귀한 물건들을 사갔어. 예를 들면 고려청자 같은 거. 그리고 그들이 아름다운 도자기를 구워내던 ‘고려’를 ‘꼬레아’라고 불렀단다. 그리고 꼬레아가 바로 코리아가 된 거지.
M : 고려청자요? 그거 우리 예전에 색칠했던 도자기 맞죠? 학이랑 나무랑 꽃 같은 무늬가 있는 꽃병이요. 
T : 맞아. 사진을 보고 확인해 보자.

T : 고려 사람들은 도자기를 아주 잘 구웠단다. 고려청자의 색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다른 나라의 도공들이 함부로 흉내 낼 수 없을 정도였지. 중국 사람들은 이토록 아름다운 고려청자의 색을 ‘비취색’-비가 막 개인 후의 하늘빛-이라고 불렀단다. 중국의 황제는 “비췻빛이 나는 고려청자처럼 아름다운 도자기를 구워라!”라고 수없이 명령했지만, 아무도 그런 색을 가진 도자기를 구워내지 못했단다. 중국에서 인기가 높았던 고려청자는 유럽과 아라비아 상인들에게도 알려지게 되었고, 고려청자 덕분에 ‘고려’는 외국에 알려지게 된 거야.  
M : 우리나라 이름이 ‘코리아’가 된 게 고려청자 때문인 거네요? 너무 재밌어요.
T : 고려청자처럼 아름답고 귀한 유물들이 우리나라엔 많이 있단다. 앞으로 조금씩 배워가도록 하자. 오늘도 수고했어.

천영미
고교 및 대학 강사(한국) 
전 한국연구재단 소속 개인연구원
현 시드니 시니어 한인 대상 역사/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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