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 갑자기 더워져서 학교 다니기 힘들었지? 
J : 저는 학교를 날마다 20분씩 걸어 다녀요. 더운 날은 엄마가 얼음물을 싸줘요.
D : 나는 너무 더워서 내 방에서 안 자고, 엄마 방 바닥에서 잤어요. 마루라서 되게 시원해요.
T : 슬슬 더워지지만 그래도 어린아이처럼 찡찡거릴 순 없겠지?^^ 오늘도 열심히 공부를 시작해볼까? 오늘 배울 내용은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는 내용이란다. 그림 보고 얘기해보자.

M : 한 사람은 어린아이 같고, 다른 사람은 어른이에요.
H : 모자 모양이 달라요. 
T : 맞았어. 옛날 사람들은 13-15세가 되기 이전에는 왼쪽 아이처럼 머리를 뒤로 길게 땋고, 등 뒤까지 흘러내리는 긴 모자를 썼단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을 ‘도령’이라고 불렀어. 양반집 도령들은 책을 들고 서당에 다니고, 그야말로 너희들이 신나게 노는 것처럼 재미있게 놀았지.
J : 제기차기랑 연날리기 같은 거요?
D : 예전에 배운 비석 치기도 있잖아요. 돌로 돌을 쳐서 쓰러뜨리는 게임이요.
T : 맞아 맞아.^^ 그런데 어린 도령들은 13-15세가 되면 어른이 되는 의식을 치르게 된단다. 그 의식을 ‘관례’라고 해. 그림을 하나 더 보여줄게.

J : 양반집 사랑채 마당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요.
T : 와우! 사랑채인지 어떻게 알았어? 
J : 학교 한글 시간에 한옥에 대해서 배웠어요. 남자들은 사랑채에 모여서 공부도 하고, 손님이랑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한 대요.
T : 맞았어. 이 그림은 꼬마 도령의 관례가 있는 특별한 날을 그린 것이란다.
H : 할아버지가 가장 가운데 앉아있고, 아버지가 아이의 머리를 만져주는 것 같아요. 그런데 머리 모양이 뿔처럼 뾰족해요. 
D : 마루 위에 상이 두 개 있어요. 하나는 음식이 놓여있는 상이고, 다른 상은 종이랑 붓이랑 먹이 있어요.
M : 그리고 마루 아래에는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요.
T : 아주 자세히 잘 관찰했어. 이제 관례가 무엇인지 하나하나 설명해줄게.
① 관례는 13-15세가 된 아이가 어른이 되기 위해 치르는 의식이란다.
② 관례를 치르는 아이를 축하해 주기 위해서 집안의 친척들이 모두 모였어.
③ 뒤로 길게 늘어뜨려 땋은 머리를, 위로 묶어서 뿔처럼 뾰족하게 만든 것을 ‘상투’라고 한단다. 그래서 상투를 틀고, 그 위에 ‘갓’이라는 모자를 쓰게 되는 거야.
④ 상투를 틀고 나서 많은 친척들의 축하를 받고 나면, 집안의 어른이 관례를 치른 아이에게 새로운 이름을 지어준단다. 
⑤ 마지막으로 집안의 어른이 아이에게 “앞으로 어른처럼 행동하며 책임감 있게 살아야한다.”라고 덕담을 해 주는 거야.
D : 이름이요? 이름을 또 지어요?
T : 관례 이전에 편하게 부르던 이름을 ‘아명’이라고 해. 즉, 아기 때 부르던 이름이라는 뜻이지. 그런데 관례를 치르고 어른이 되었는데, 아명으로 계속 부를 수 없잖아. 그래서 더 멋진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는 거란다. 
M : 옛날 사람들도 우리처럼 이름이 많았네요. 우리는 영어 이름이랑 한글 이름이랑 2개 있잖아요. 
T : 그럼 관례를 치른 후 어른이 된 아이는 어떻게 행동해야 될까?
H : 아기처럼 떼를 쓰거나, 버릇없이 굴면 안 돼요.
D : 많이 놀지 말고, 공부를 열심히 해야 돼요. 우리 예전에 배웠잖아요. 과거시험 보려면 열심히 공부해야 된다고. 
J : 밥을 먹을 때 쩝쩝거리면서 먹지 않아야 돼요.
M : 부모님 말씀을 더 잘 들어야 돼요. 
T : 맞아. 이제 어른이 된 아이는 행동을 더욱 조심하고, 심지어 결혼도 할 수 있게 된단다.
H : 결혼이요? 13살인데요?
T : 조선 시대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오래 살지 못했단다. 왜 그랬을까?
J : 약도 없고, 병원도 많이 없으니까요.
M : 가뭄이 들어서 먹을 게 없으면, 사람들이 많이 죽었어요.
H : 전쟁이 나서 사람들이 많이 죽기도 했어요.
T : 그렇지^^ 아주 오래 살았던 사람이 60세 정도이고, 나머지는 50세가 되기 이전에 많이 죽었어. 그래서 오래 산 사람들을 축하하기 위한 환갑잔치를 크게 열기도 했단다. 사람들이 지금처럼 80-90세까지 오래 살 수 없으니, 당연히 결혼하는 나이도 지금보다 훨씬 빨랐던 거야. 
D : 그럼 우리 형아는 18살이니까 벌써 옛날에 결혼했겠네요.ㅋㅋㅋ
T : 아마도 그랬겠지.^^ 많은 사람들이 20세 이전에 결혼을 했으니까. 오늘은 꼬마 도령이 어른이 되는 관례에 대해서 배웠어. 모두 재미있었니? 다음 주엔 꼬마 도령이 장가가는 이야기를 배워볼 거야. 엄마 아빠 결혼사진을 한번 보고 오렴! 

천영미
고교 및 대학 강사(한국) 
전 한국연구재단 소속 개인연구원
현 시드니 시니어 한인 대상 역사/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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