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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부, 마약범 탈북자 ‘강제추방’ 검토마약 소지 및 공급 혐의로 징역 6년
홍수정 기자 | 승인 2018.11.08 16:45

“북한으로의 강제퇴거는 반인륜적 범죄행위” 

호주에서 마약 관련 범죄를 저질러 추방 위기에 놓인 한 탈북자의 사연이 나인뉴스(9NEWS)에 소개됐다.

박씨(51ᆞ가명)는 지금으로부터 31년 전인 1987년, 북한 전체주의 독재 체제에 반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정권의 처형 위협을 받아 위험을 무릅쓰고 탈북을 감행했다.

중국으로 넘어간 그는 우연한 기회에 호주로 밀항해 임시 보호 비자(protection visa)를 받아 체류해왔지만, 마약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지난해 5월 비자가 취소됐다.

이민법 501호 조항에 따르면 호주에서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수용될 경우 비자가 취소되며 경우에 따라 국무부의 재량으로 구제를 받을 수 있다.

박씨의 경우 북한으로 강제추방되면 고문 또는 사형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사유로 지난 7월 비자 취소 결정 취하서를 제출했으나 기각됐다.

지난 10월 행정항소법원(Australian Administrative Tribunal, AAT)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박씨 측 변호사는 “가족을 두고 떠나온 데에 대한 죄책감과 약혼녀의 유산, 마약 중독 등으로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지만 깊이 후회하고 또 반성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10년 전 중국에 있는 친구가 소포를 하나 배달해주면 그 대가로 북한에 있는 박씨 가족의 안부를 수소문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박씨는 뭔가 느낌이 좋진 않았지만, 소포 안에 마약이 들어있을 거란 상상은 전혀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약속 장소엔 이미 경찰들이 포진해 있었다"

2008년 8월, 그는 마약 공급 혐의로 징역 2년 3개월을 선고받았고 그중 15개월을 복역했다.

출소 후에도 그는 가족에 대한 생각으로 무척 괴로웠다. 북한에서 생활하던 당시 주위의 탈북자 가족들이 당국에 무참히 끌려가는 것을 직접 목격했기에 가족에 대한 걱정은 더욱 커져만 갔다.

약혼녀가 임신했을 땐 자신만의 가족을 꾸린다는 생각에 무척 행복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불행히도 유산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슬픔과 좌절감이 밀려왔다. 매일 밤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렸다.

“잠자리에 들 때마다 아침에 눈을 못 뜰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었다. 다시는 깨고 싶지 않은 심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정신과 의사를 찾았으나 쉽게 마음을 열기 어려웠고 결국 마약에 의존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러다 수년 전엔 필로폰 소지 및 3만5000달러 규모의 마약 거래 혐의로 또 한 번 기소됐다. 2015년 6월, 6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박씨는 일그러진 자신의 삶을 되돌리고 싶다며 깊이 후회하며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지기를 희망했다.

NSW 고등법원(District Court of NSW) 최종선고 전 박씨를 평가한 주치의는 그가 마약 의존도를 매우 빠르게 극복했다고 증언했다. 재활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각종 교육프로그램도 성실하게 임한 결과였다. 약물 검사에선 더 이상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호주국립대(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한국학 연구원이자 북한 전문가인 레오니드 페트로브는 박씨의 북한 강제 송환은 ‘극악한 반인륜적 범죄행위’(heinous crime against humanity)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호주가 그를 북한으로 되돌려 보낸다면 중국과 러시아가 그러하듯 국제적 비난을 절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북한에서 반국가범죄 혐의로 수용된 사람들의 사례를 기록했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직계가족은 물론 친척들까지 집단으로 구타와 강간, 살인, 고문을 당했다고 전해진다.

내무부의 변호인단은 박씨의 한국 귀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박씨 측은 그의 범죄 경력으로 인해 호주에서 비자가 취소됐듯이 한국에서도 분명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 주장했다.

현재 박씨는 항소심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홍수정 기자  ho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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