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혹사 기간 연장”.. 한국인 백패커들 부정적 반응 많아  

농장의 주요 인력인 백패커들

호주 정부가 백패커 체류 기간 연장을 통해  농촌 인력난 완화를 시도할 계획을 밝혔지만 워킹홀리데이 비자소지자들(이하 워홀러)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5일  퀸즐랜드에서 지방 및 농촌 인력 부족난 해소를 위해 워홀러 비자프로그램 완화책을 발표했다. 

이 조치는 인력 부족난의 타개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농작물이 제대로 수확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농장 로비 그룹으로부터의 압력과 경고에 따른 것이다. 물론 내년 총선도 염두에 둔 고육책이다. 

11월 5일부터  적용되는 417(한국 포함된 워홀비자)과 462 비자(중국 포함 타국가 비자) 변경안을 소개한다. 

한 농장 근무  6 → 12개월 연장,
세컨드 비자 취득 후 6개월 농촌 근무 시 최대 3년 체류 가능

• 한 농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기존의 6개월에서 12개월로 연장됐다.
•  그동안은 2년 째 체류자격(이하 세컨드 비자)을 얻으려면 호주 북쪽 농장에서 일한 경우에만 허용되던 지역 제한제가  NSW, 퀸즐랜드, 빅토리아 및 서호주, 노던 테리토리 준주 및 남호주와 태즈마니아 등 호주 대부분의 지방으로 확대된다. 이민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구체적인 지역을 곧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그동안 워홀러는 1년비자로 입국, 세컨드 비자를 얻기위해 88일 이상 농축산업 관련 공장에서 일을 해야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세컨드 비자 취득 후 최소 6개월을 농촌에서 일할 경우, 3년 체류(이하 써드 비자) 자격을 얻게 된다. 즉 최장 3년까지 호주에 체류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 캐나다와 아일랜드 출신의 417비자 신청자 나이를 35세로 상향 조정했다.

농장주들에게 수확기에 좀 더 수월하게 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과 '한 농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6개월에서 12개월로 연장된 점'은 훈련을 통해 숙련된 근로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용주에게는 환영할만한 조치다.
하지만 모리슨 총리는 더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을 폐지하라는 요구는 단호히 배제했다. 

【호주 정부 워홀비자 3년 체류 연장안】 
한국인 워홀러들 대체로 ‘부정적 반응’

한호일보가 페이스북, 워홀러 단톡방, 일부 워홀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파악한 바로는 워홀러 비자로 풀타임 2년 경력을 채울 수 있어 나중에 영주권 신청 기회로 연결될 수 있지 않겠나라는 기대감 등 긍정적인 의견이 없지는 않지만 다음과 같은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 솔직히 세컨드 2년도 엄청 길다고 생각하는데 3년 된다한들 다 채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저임금에 농장주들이 피빨아먹는 기간만 늘어난다. 악랄한 농장주들도 많은데 현대판 노예다...”
“호주 정부가 나쁘다. 영주권 취득은 점점 더 어렵게해놓고 저임금에 불볕 더위 등 혹독한 노동환경 속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값싼 노동력만 이용하겠다는, 일만 해주는 노예만을 원하고 있을 뿐이다.”

대사관  “효과 크지 않을 것, 
연령 상향 등 호주 정부와 면담 예정”

하지만 시드니 H&H법무법인의 고용법 전문인 홍경일 변호사는 “1년이나 2년은 워홀러 측면에서는 애매한 기간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3년이라는 체류기간 증가는 구직 기회 등을 통해 돈을 더 모아 여행을 한다거나 학업의 기회 등  선택의 폭이 더 넓어졌다는 측면에서 한국인 워홀러들에게는 손해볼 것이 없는 정책”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캔버라의 주한호주 대사관은 “워홀러 비자 변경안의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8일(목) 김광진 영사는 이번 변경안이 워홀러 증가로 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 워홀러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 그동안의 통계를 근거로 할 때 1년 비자를 받고 세컨드 비자를 신청하는 비율이 20%정도로  감소한다. 거기다  써드 비자를 받기 위해 세컨드 비자 기간동안에 6개월을 더 일해야 한다는 것은 돈벌기가 주목적이 아닌 경우라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또 워홀러들의 많은 비율이 대학생들인데 3년 호주체류 시 학업에도 지장을 가져오는데 장기체류를 선택한다는 것은 쉽지않은 결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영사는"일단 한국정부에 보고를 한 상태”라면서 “이번에 캐나다와 아일랜드 등 영어권 국가에만 적용된 나이 연령 상향 조정 등 변경안을 놓고 호주 정부와 면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해 호주에는 약 41만9천명의 백패커들이 입국했다. 호주 정부는  비자 변경으로 인해 워홀러 숫자 증가 뿐만 아니라 워홀러들이 호주에 체류하면서 지출하는 비용 역시1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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