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로 취중 행동 사과 후 태도 돌변.. ‘명예훼손’ 거론

성추행 의혹이 공개되자 루크 폴리 의원이 NSW 야당대표직에서 사임했다(AAP)

NSW 선거(2919년 3월말)를 5개월 앞둔 NSW 야당(노동당)에 비상이 걸렸다. 루크 폴리 야당 대표가 성추행 의혹을 받으며 야당 대표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폴리 주의원은 8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한 ABC 여기자 애슐리 레이퍼(Ashleigh Raper)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그런 와중에 선거에 전념할 수 없어 당을 위해 대표직에서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기자회견은 10여 분간 진행됐으며 취재진의 질문은 일절 받지 않았다.

레이퍼 ABC 기자는 8일 오전 성명을 통해 폴리의 강제 추행 사실을 공식 폭로했다. 그는 “2016년 11월말 연말 파티장에서 폴리 의원이 자신에게 접근해 등 뒤쪽 드레스 틈 사이로 손을 집어넣고 속옷 속으로 엉덩이를 더듬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동료 기자가 모든 상황을 목격했고 자신은 물론 가족이 입을 피해가 두려워 당시엔 어떠한 언급이나 고발도 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공개적으로 의혹이 커지자 자신의 솔직한 입장을 발언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성추행 의혹을 공개한 ABC 방송의 애쉴리 레이퍼 기자

레이퍼 기자는 지난 4일 폴리 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약 19분 동안 통화하며 “나는 바람둥이가 아니다(I’m not a philanderer). 그저 술에 취해 한 행동”이라며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멜번컵 다음날 야당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다시 전화해 사임하지 말라는 법적 조언을 들었다며 약속을 지키지 못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폴리 의원은 지난달 주의회에서 자유당의 데이빗 엘리엇 하원의원이 그의 성추행 의혹을 처음 제기한 후 이를 극구 부인해왔다.

가벤 모리스 ABC 뉴스국장은 “레이퍼 기자는 강하고 정직한 사람이다. 그를 전폭 신임한다”고 말했다.

NSW 경찰은 아직 어떠한 고발도 접수되지 않았으나 사태에 대해 ABC 고위 경영진과 면담했고 폴리 의원에 대한 고소장이 공식 접수되면 철저히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폴리 의원의 사임 소식을 접한 노동당 의원들은 충격적이지만 적절한 처세라고 평가했다.

노동당의 트리시 도일 하원의원은 성명을 낭독하는 레이퍼 기자의 목소리에서 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니 애치슨 의원은 “그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용감하다. 극도로 힘든 상황일 텐데 기꺼이 나서서 솔직하게 이야기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기 NSW 노동당 대표는 고참 의원인 마이클 데일리(Michael Daley)의원(현 야당 부대표)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