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장비 없이 금속 공계 수업 중 납땜 눈에 튀어
교장 “보험 처리”.. 무관심ᆞ무책임한 태도 ‘황당’

학교 실습수업 중 눈을 심하게 다쳐 실명 위기에 빠진 시드니 고등학생의 사연을 시드니 모닝헤럴드지가 14일 보도했다.

노스 시드니 남자 고교(North Sydney Boys High School) 7학년생 카이 클레멘트(12)는 약 3주 전 학교 금속공예 실습 시간에 뜨겁게 달궈진 납땜(solder)이 눈에 튀는 사고를 당했다. 실습 수업 중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마스크와 고글 등 보호장구에 대한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았던 것.

카이의 부모는 “아침에 눈을 뜬 카이가 앞을 볼 수 없다 했을 때 가슴이 철렁했다”며 “자녀 교육을 위해 멀리 한국에서 호주까지 왔는데 아이가 학교에서 장님이 되어 돌아왔다. 선진국의 교육 현장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상상도 못 할 일”이라며 분개했다. 

병원에서는 카이가 정상 시력을 곧 되찾을 수 있을 거라며 이틀간 기다려볼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이틀이 지나고 삼 일이 지나도 카이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런데 더욱 황당한 것은 사고에 대한 학교측의 대응이었다. 

피해 학생에 대한 사과는 고사하고 카이 부모의 사고 전말에 대한 조사 요청에도 학교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3주가 지나서야 보험사를 통한 피해보상을 운운했다.

카이의 부모는 “사고에 대한 보상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학교 측의 해명을 요구했으나 교장은 직접적인 대화를 회피하고 보험사를 통해 처리하라고 하는 등 매우 무책임하고 무관심한 태도였다”며 “한국 같았으면 발가락이 부러졌어도 이보다 더 각별한 관심과 소통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는 최근 들어서야 왼쪽 눈을 통해 약간의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NSW 교육부 대변인은 "자세한 조사를 위해 사건을 교육부 보험사에 회부했다. 피해 학생 가족에게는 치료비 지원을 위해 진료비 영수증을 요청한 상태이며 학교 측에는 수업 현장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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