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통과로 ‘개인 소액공모’ 확산 예상 

가방 속 휴대가 간편한 획기적인 디자인의 물병을 출시한 중소기업 ‘메모보틀’(memobottle)은 최근 호주 4대 은행에서 모두 사업자금 융자를 거절당했다. 제2 금융권도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수백만 달러의 수익 실적과 대량의 제품 수요에도 불구하고 기업 대출을 거절당한 이유는 담보 부족(lack of securities)이었다. 

기발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메모보틀은 출시하자마자 국내외 팬층을 확보하며 4년 만에 370만 달러 규모의 비즈니스로 성장했다.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 기증품으로 채택됐다.

메모보틀의 공동창업자 조나단 버트는 "올해 운영자금 문제로 주문 수요 충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고 부족으로 무려 30만 달러가 넘는 주문을 거절해야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밝혔다.

향후 국제시장 진출 및 사업 확대를 목표로 삼고 이에 필요한 사업 자본금을 마련할 수 있길 고대했지만 물거품이 됐다. 

버트는 "현 기업 결산서엔 재고 현황과 미수금만 나와 있다. 그동안의 거래 실적과 수익금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대출을 승인해주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며 호소했다.

결국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equity crowdfunding)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이 방법은 혁신 제품에 소자본을 투자하고 투자자는 그만큼의 주식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올 초 연방정부가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일반 회사들(proprietary limited companies)의 참여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이래 이미 수백만 명이 서비스에 등록됐다.

메모보틀은 앞서 킥스타터 크라우드펀딩을 수차례 진행한 경험이 있어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최소 30만에서 최대 100만 달러까지 투자금을 끌어올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버챌’(Birchal)에 따르면 플랫폼에 등록된 기업의 85%가 금융 대출을 거부당했거나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믿었다.

버챌의 공동 설립자 매트 비탈레는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이 널리 알려지면서 은행 대출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 사이에서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개인법인체 자금 조달 허용 법안이 경제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소액자금이 필요한 개인이나 소상공인을 위한 크라우드펀딩도 곧 현실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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