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불 총리직 퇴출, 빅토리아 자유당 참패
멜번 버크스트리트 테러, 바늘 딸기 소동
서호주 일가족 피살 비극 3건.. 15명 숨져  

2018년에도 호주에 큰 뉴스가 제법 많았다. 8월 현직 총리(말콤 턴불)를 당내 쿠테타로 퇴출시킨 집권 자유당의 정치 소용돌이가 가장 큰 파장을 초래했다. 2013년부터 6년 동안 벌써 3명의 총리들(토니 애봇 → 말콤 턴불 → 스콧 모리슨)이 교체된 정국 불안정이 올해도 반복됐다. ‘사후 약방문’이지만 스콧 모리슨 총리는 당내 2/3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임기 중 당권 경쟁을 하지 못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그 외도 많은 뉴스거리들이 신문을 장식했다. 정치적으로 빅토리아선거와 웬트워스보선에서 자유당이 참패했다. 내년은 3월말 NSW선거, 5월경 연방 총선(예상)이 있는 선거의 해라는 점에서 호주 정치 지형에 어떤 변화가 올지에 대해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8월초 호주 인구가 25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11월 호주 정부가 이민 감축을 공식 선언했다. 내년 이민 유입자는 분명 종전보다 줄어들 전망인데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는 NSW 이민 유입자의 절반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큰 뉴스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서호주에서 3건의 일가족 피살 사건(5, 7, 9월)이 두 달 간격으로 발생해 큰 충격을 주었다. 세 사건 모두 몰살 원인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멜번 버크스트리트 테러(11월), 바늘 딸기 파동(9월 시작), 가짜 꿀 파문, 교회와 학교 등 기관의 아동성학대 특검 결과에 대한 정부의 공식 사과, 금융권 비리 특검 중간보고서 발표 등이 이어졌다. 

시드니와 멜번 등 대도시 집값 하락이 본격화됐고 동성결혼 합법화는 시행한 지 약 1년이 경과됐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8년 한호일보 편집국은 신문사의 온/오프라인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아이탭을 달군 10대 뉴스와 주요 뉴스를 정리했다. - 편집자 주(註) 

#1 자유당 당내 구테타.. 턴불 총리 퇴출
턴불 대타 모리슨, 터튼 반란 제압 후 새 정부 출범 

집권 자유당은 올해 총리를 교체하는 당내 정치 파동을 겪었다. 2차 당권 경쟁(8월 24일)에서 중도 온건파의 지지를 받은 스콧 모리슨 전 재무장관이 강경 우파의 지지를 받고 당내 반란을 주도한 피터 더튼 내무장관을 45:40으로 물리치고 30대 호주 총리 겸 자유당 대표로 선출됐다. 조쉬 프라이든버그 에너지 장관이 자유당 부대표로 뽑혀 재무장관이 됐다. 

2차 당권 경쟁에 나서지 않겠다면서 모리슨을 대타로 내세운 턴불 전 총리는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났다. 현직 총리 퇴출에 대한 유권자들의 강한 거부감이 표출되면서 턴불 전 총리의 지역구인 시드니 동부의 웬트워스 보궐선거에서 자유당이 패배했고 무소속의 케린 펠프스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2 모리슨 총리 “이민 유입 줄일 것”
“혼잡 상황 대처 시급.. 커뮤니티 반대 정서 고려해야”
8월초 호주 인구 2500만명 돌파, 작년 38만8천명 ↑

스콧 모리슨 총리가 11월 중순 “2019년 이민 유입 규모를 줄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약 3만명 감축 예상이 나오지만 이보다 커질 수 있다. 

모리슨 총리는 재무장관 시절 인구 증가의 경제성장 기여도를 중시했지만 “시드니와 멜번 등 주요 대도시의 혼잡 상황에 따른 교통난과 주택난 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지역사회의 반대 정서를 고려해야 하며 이제는 이민을 줄여야 할 시기”라고 입장을 바꾸었다. 12월 13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연방-주총리 합동회의(COAG)에서 이민 쿼터를 결정할 때 주정부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호주 인구가 8월 7일 밤(11시경) 2500만명을 돌파했다. 2017년 인구 증가는 38만8천명이었는데 62%인 24만명이 순해외이민자유입(net overseas migration, 일부 비영주권자 포함)으로 인한 증가였다. 나머지 14만8천명(38%)은 출생에서 사망을 뺀 자연증가(natural increase)였다. 호주의 인구 증가율은 1.6%로 선진국 중 가장 높은 편이다. 

압승을 거둔 케빈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총리

#3 빅토리아선거, 웬트워스보선 자유당 참패
연방 하원 연립 여당 73석 ‘소수 정부’ 전락  

빅토리아선거(11월 24일)에서 케빈 앤드류스 주총리의 노동당이 압승으로 재집권에 성공했다. 하원(88석)에서 노동당은 9석을 추가한 55석을 얻은 반면 자유-국민 연립은 27석(자유당 21석, 국민당 6석)으로 11석을 상실했다. 

상원(40석)에서도 노동당은 18석을 차지했고 연립은 11석(자유당 10석, 국민당 1석)으로 줄었다. 녹색당도 종전 5석에서 1석으로 크게 줄었는데 크로스벤치(군소 정당 및 무소속)가 11석으로 급증했다. 

앞서 자유당은 텃밭인 시드니의 웬트워스 보궐선거(10월 20일)에서도 패배했다. 보선 패배와 줄리아 뱅크스 의원의 탈당(무소속 변신)으로 연립은 연방 하원(150석)에서 73석으로 과반에 못 미치는 ‘소수 정부’ 신세가 됐다.    

웬트워스에서 당선된 케린 펠프스 의원

#4 멜번 버크 스트리트 도심 테러 
소말리아 출신 테러범 칼부림.. 시민 3명 사상  

11월 9일 아프리카 소말리아 출신 이민자인 하산 칼리프 샤이레 알리(30세)가 개스통(BBQ용도)이 실린 유트(소형 반트럭)를 멜번 도심의 버크 스트리트(Burke Street)로 몰고 가서 폭발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어 그는 무고한 시민 3명을 상대로 칼부림 범행을 저질러 1명이 숨졌고 2명이 크게 다쳤다. 카페 주인 시스토 말라스피나(74)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슬람국가(IS)의 극단주의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테러범 알리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는 2015년 여권이 취소 된 요주의 인물이었다.2017년 1월 멜번 남성(28, 제임스 가르가솔라스)이 버크 스트리트의 인도로 차를 돌진해 6명이 목숨을 잃었고 27명이 중경상을 당했다. 버크 스트리트에서 멜번 시민들이 2년 연속 수난을 겪었다.  

#5 시드니, 멜번 집값 하락 본격화 
OECD “연착륙 예상.. ‘폭락’ 가능성 배제 못 해” 경고 

지난해 10월부터 2018년 9월까지 1년 동안 시드니 집값은 7.4%, 멜번은 4.7% 하락했다. 지난 회계연도에 호주 집값은 평균 3.5% 떨어졌다. 이는 2012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였다. 

호주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양대 도시인 시드니와 멜번의 단독 주택은 10월 각각 -0.7%와 -1% 하락했다. 연간 하락폭은 시드니 -8.4%,  멜번 -6.3%였다.

코어로직(CoreLogic)에 따르면 이같은 하락으로 시드니 10월 단독 중간 가격(median value for houses)이 95만 달러로 지난 4월 102만6천 달러에서 6개월 동안 약 7만 달러 떨어졌다.   

OECD는 최근 보고서에서 “호주 대도시 집값이 연착륙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폭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용의자로 체포된 마이 우트 트린

 
#6 호주 발칵 뒤집은 ‘바늘 딸기’ 파동

9월 퀸즐랜드 시작.. 모방 범죄 전국 확산
11월 50세 동남아계 여성 농장 관리인 용의자 체포

9월 퀸즐랜드에서 시작된 바늘이 박혀 있는 딸기 소동은 거의 호주 전역으로 모방 범죄가 확산돼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딸기뿐만 아니라 사과와 바나나 속에서도 바늘이 발견됐다. 경찰은 모방 범죄 우려에 대해 경고하면서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자는 최고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월 11일 브리즈번에서 50세 동남아계 여성(마이 우트 트린)이 딸기 속 바늘을 집어넣은 범행의 용의자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 용의자는 처음 문제가 된 바늘 딸기를 출하한 베리 리셔스(Berry Licious) 브랜드의 딸기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기소됐다. 농장 관리인으로 일했던 이 여성은  열악한 작업 환경과 대우를 탓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7 동성결혼 합법화 9개월 약 4500쌍 혼인 등록
NSW 1531쌍 최다, ACT 7.5% 최고 비율

2017년 12월 호주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이후 9월말까지 4,500쌍의 동성 결혼이 등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등록한 동성결혼 중 여/여 레즈비언(lesbians) 커플이 56%를 차지해 남/남 게이 커플(gay men, 44%)을 능가했다. 주별로는 NSW가 25,959쌍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빅토리아 22,850쌍, 퀸즐랜드 16,662쌍 순이었다. 혼인 등록 중 동성결혼 비율은 ACT가 7.5%로 가장 높았다.  

#8 ‘만시지탄’.. 기관 아동성학대 국가 사과
피해자 수만명 추산.. 범죄 대부분 은폐, ‘뉘늦은 치유’ 시작 
 

10월 22일 호주 정부가 교회와 학교 등 기관의 아동성학대(institutional child sex abuse) 특검 보고서의 건의대로 의사당에서 피해자들과 생존자, 가족들에게 그동안의 불의와 팝박, 무시에 대해 공식 사과를 했다. 전임 줄리아 길러드 총리가 2013년 출범시킨 의회 특검은 정부에 최종 보고서를 내며 5년 조사를 마무리했다. 특검은 5년 동안 60여회의 청문회를 진행했고 8천회 이상 증언을 청취했다. 최종 보고서는 “피해자들이 약 수만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정확한 피해자 숫자는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 사과는 불행했고 수치였던 호주의 과거사에 대해 조사 후 사과로 매듭을 짓는 의미가 있다. 앞으로 법에 따른 보상 처리 문제가 남았다. 

#9 금융권 특검 중간보고서 발표
“은행들 탐욕행진.. 감독기관은 수수방관”

케네스 헤인즈 금융권 특검 위원장이 9월말 연방 총독에게 중간보고서를 제출했고 내년 2월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중간보고서의 결론은 은행과 자산관리회사들이 금융 상품과 서비스 판매에 집중하면서 영업 수익에 따른 커미션을 과도하게 또 부당하게 챙겼고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형태의 불법 행위와 비리가 상당 기간 진행됐음이 확인됐다.

양대 감독 기관인 호주증권투자위원회(ASIC)와 호주금융감독원(APRA)이 부여된 감독 기능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점도 큰 문제로 드러났다. 10년 동안 ASIC가 부과한 벌금액이 고작 130만 달러에 불과했다. 형사 기소는 한 건도 없었다.  

헤인즈 위원장은 "주요 금융그룹들의 수익성에 대한 욕심(greed)과 정부 감독 당국의 충분하지 못한 규제(insufficient regulation)의 합작품이었다. ‘고객보다 이익 우선(put profits before people)’ 정책이 호주 금융권의 오랜 관습이었다"라고 질타했다.  

 

#10  서호주 ‘일가족 피살’ 비극 3건 잇따라 발생 
15명 사망 충격, 시드니 웨스트페난트힐 가족 4명 모두 숨져

9월 초 퍼스에서 일가족 5명 피살 사건이 발생했다. 앤소니 로버트 하비(24)가 동거녀 마라 리 하비(41)와 어린 세 딸(세살 반, 두 살 쌍둥이 자매)을 살해하고 다음날 딸 집에 온 외할머니 비벌리 앤 퀸(73)까지 5명을 살해했다. 그는 범행에서 칼과 둔기를 사용했다. 범행 후 그는 퍼스에서 약 1500km 떨어진 광산촌 필바라의 한 경찰서에 나타나 사건을 직접 신고하고 체포됐다. 

5월 중순 서호주의 포도주 산지로 유명한 마가렛 리버 인근 오스밍톤(Osmington)의 한 농장에서 피터 마일즈(61)가 아내 신다(58)와 딸 카트리나(35), 카트니라의 네 자녀들인 외손녀 타이예(13), 외손자 라일란(12), 아이례(10), 카딘(8) 등 6명을 모두 살해한 뒤 자살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7월 중순 퍼스에서 일가족 3명 피살됐다. 용의자로 틴쿰 버논 피터슨-크로프트(19)가 체포됐다. 그는 어머니 미쉘 피터슨(48)과 남동생 루아(8)를 살해했고 여동생 벨라(15)는 뒷마당에서 중상을 입은 채 발견돼 후송됐지만 병원에서 숨졌다.  서호주에서 발생한 세 일가족 피살 사건으로 모두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편, 지난 8월 초 시드니 북서부 웨스트페넌트힐에서 재무설계사였던 존 에드워드(68)가 두 자녀(15 잭, 13세 제니퍼 남매)를 살해하고 다음 날 인근 노만허스트의 집에서 자살한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러시아 출신인 아내 올가 에드워드와 자녀 양육권 분쟁(custody battle)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올가 에드워드마저 12월 12일 오전 숨진채 집 안에서 발견돼 경찰이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다정했던 시절의 마라 리와 앤소니 하비 커플

[그 외 주요 뉴스]

• 호주에서 시판되는 꿀 중 상당량(20-40%)가 시럽을 섞은 가짜 꿀로 밝혀졌다. 최대 꿀 판매 브랜드인 카필라노가 이에 해당돼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 필립 윌슨 가톨릭 애들레이드 전 대주교가 70년대 신부 시절 동료 사제의 성폭행을 은폐한 혐의로 기소대 뉴캐슬 치안판사로부터 유죄판결(12개월 가택연금형)을 받았지만 교회의 항소로 뉴캐슬지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 안락사 논쟁으로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데이비드 구달(104세) 박사가 스위스 바젤에서 5월 17일 영면했다. 호주 최고령 과학자인 그는 평소 원했던 조력에 의한 자발적 안락사를 실행에 옮겼다. 호주에서는 빅토리아주만 지난해부터 6개월 미만의 시한부 선고가 내려진 불치병 환자에 한해 안락사를 합법화했다.

안락사를 위해 스위스로 출국하기 전 104세의 데이비드 구달 옹

• 호주의 유력 미디어 그룹인 채널 9 방송(Nine Entertainment)이 페어팩스그룹과 통합해 ‘나인’ 미디어 그룹으로 출발한다. 페어팩스에는 호주의 권위지인 시드니모닝헤럴드, 디 에이지, 경제신문 AFR(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리뷰)지, 부동산 포털 도메인(Domain) 등이 소속돼 있다. 

•  루크 폴리 NSW 야당(노동당) 대표가 ABC 방송의 여성 기자 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사퇴했다. 그는 내년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고 정계를 은퇴할 예정이다. 마이클 데일리 부대표가 NSW 야당대표 선출돼 노동당의 선거를 이끈다.   

• 지난 10월 중순 연방 상원에서 극우주의자 ‘폴린 핸슨’ 원내이션 당대표가 상정한 ‘백인임이 괜찮아(it's OK to be white)’ 제목의 결의안이 불과 3표 차이(찬성 28표, 반대 31표)로 부결됐다. 노동당과 녹색당, 데린 힌치 상원의원 등 일부 무소속 의원들이 반대했다. 반면 자유-국민 연립 여당 상원의원들(23명)이 모두 결의안에 찬성했다. 표결 후 거센 비난 여론이 일자 스콧 모리슨 총리가 ‘전략적인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 7월 28일(토) ‘슈퍼 토요일(Super Saturday)’ 5개 연방 지역구 보궐선거에서 노동당이 롱맨, 브래든, 서호주의 프리맨틀과 퍼스에서 승리했다. 남호주 메이오에서는 중도 연대(Centre Alliance)의 레베카 샤키 전 의원이 다시 당선됐다. 이로써 선천적 이중국적 문제로 의원직에서 물러난 의원들은 대부분 의회로 복귀했다.

빌 쇼튼 야당대표와 수잔 램 노동당 후보(전 의원)가 롱맨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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