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로 매입자, 개발업자들 큰 타격 
금융권 특검(케넷 헤인즈 위원장)의 최종 보고서가 내년 2월경 정부에 제출될 예정인 가운데 은행과 보험사들의 비리가 공개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이미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호주 4대 은행을 비롯한 대형 금융기관들도 대출 기준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이자만 갚던 모기지 상환에서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아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여파로 주택 매입자들과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오지 홈론(Aussie Home Loans) 창업자인 존 사이몬드(John Symond)는 최근 ABC 방송의 세븐서티(7.30) 리포트와의 대담에서 “금융권 특검을 통해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고 시정이 필요하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당연히 대형 금융기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고 많은 사람들에게도 공포감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라진 매입자들
마크와 사만사 버제스 부부는 2016년 시드니에서 165만 달러의 아파트를 완공전 분양(off the plan) 매입 계약을 했다. 그 후 대출 강화와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이중 타격을 받고 있는 사례다. 계약 때 10% 계약금(deposit)을 준비했지만 올해 8월 잔금 결제 기간이 되자 상황이 돌변했다. 은행이 대출 약속을 번복했다. 부랴부랴 다른 은행을 찾았는데 새 은행은 대출 조건으로 계약금 20%를 요구했다. 계약금과 아파트를 모두 날릴 위기에 처했다가  가족들과 친구들의 융통을 받아 잔금을 결제했다. 이런 주변의 도움이 없었으면 아마도 잔금 결제를 못해 큰 낭패를 당했을 것이다. 

잔금 결제를 하고 입주를 했는데 아파트 가격이 살 때보다 약 30만 달러 하락했다고 한다.  

마크는 “나의 모든 급여를 모기지 상환에 지출해야 한다. 매우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지탱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다른 사람에게 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매입자 마크와 사만사 버제스 부부

개발업자들 재원 조달 전전긍긍 
버제스 부부가 매입한 아파트의 개발업자(developer)인 루크 베리(Luke Berry)는 “개발업자들도 걱정스럽게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은행은 우리들의 사전 계약을 세심히 조사한다. 누가 건설업자이며 개발업자로서 과잉부담(overruns)을 커버할 수 있는 능력(다른 부동산 담보 여부)이 있는지를 알기를 원한다. 대출이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2018년 6월 호주에서 15만6천 세대의 아파트가 건축돼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매입자들, 특히 투자자들은 썰물처럼 시장에서 사라졌다.  

베리는 “매월 한두 채를 팔 자신이 있었지만 이제는 3개월에 겨우 한 채를 판매한다. 매기가 완전 둔화됐다. 아마 상당수 프로젝트가 중단될 것이다.  앞으로 1년 동안 그럴텐데 대출 위기를 어떻게 넘겨 살아남을 수 있을지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아파트 개발업자 루크 베리

불투명해진 미래
금융권 특검만이 아파트 건설업에 제동을 건 것이 아니다. 은행을 감독하는 호주금융감독기관인 APRA(Australian Prudential Regulatory Authority)가 투자용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냉각시켰다. 

2014년 은행의 투자용 대출 증가율을 연간 10%로 제한시켰다. 이어 2017년 은행의 이자만 상환하는 홈론(interest-only loans) 숫자를 규제했다.  

금융전문가인 존 사이몬드는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언제 올릴 것인지 여부가 주택시장에 막대한 영향 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저금리에 익숙해 있다. 향후 몇 년 사이 이자율이 10%까지 상승할 경우,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이자율이 크게 올라가면 매입자들이 쓰나미처럼 쓸려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노동당이 제안한 투자자 세제혜택인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의 신축 주택 제한이 실행될 경우 호주 경제가 불황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 사이몬드 오지홈론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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