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다수 “국경일 자부심 느낀다”
녹색당 지지자 19%로 최저
날짜 교체 71% 반대, 29%만 지지 

2017년 오스트레일리아데이 켄버라 시민권 수여식(말콤 턴불 당시 총리가 참석했다)

호주인의 다수인 78%가 1월26일 오스트레일리아데이(Australia Day)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변경을 요구하는 의견은 22%의 소수였다. 이는 어드반스 오스트레일리아(Advance Australia)의 의뢰로 미디어리치(Mediareach)가 1월 14일 1,659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오차 마진 3%)다. 

“1월 26일 오스트레일리아데이를 기념하는데 자부심을 느끼나?(DO you feel proud to celebrate Australia Day on 26 January?)”라는 질문에 78%가 '그렇다'라고 22%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치 성향별로는 보수 성향 정당 지지자들일수록 찬성 비율이 많았다. 군소정당인 호주보수연대(AC) 지지자는 무려 100%였고 집권 자유-국민 연립 지지자도 98%로 매우 높았으며 폴린 핸슨의 원내이션당(PHON) 지지자는 81%였다. 
노동당 지지자는 ‘그렇다’ 73%(아니다 27%), UAP(통합호주당) 지지자는 ‘그렇다’ 69%(아니다 31%)로 전국 평균보다 다소 낮았다. 
반면 녹색당 지지자는 ‘그렇다’는 답변이 19%에 불과했고 자부심을 갖지 않는다(아니다)가 81%로 크게 달랐다. 녹색당 지지자들 중 다수가 원주민의 반대 입장을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 

 ‘오스트레일리아데이를 1월 26일에서 다른 날로 변경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아니오’가 71%로 ‘그렇다’ 29%를 크게 능가했다. 연령별로는 35세 미만은 아니다가 55%로 절반을 약간 넘었지만 그렇다가 45%로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35-54세는 아니다 74%, 그렇다 26%, 55세 이상은 아니다 82%, 그렇다 18% 순이었다. 

원주민들의 1월 26일 ‘전국 통곡의 날’ 항위 시위

원주민들 ’1월 26일 전국 애도일’ 항의 시위
녹색당 지지자 81% “자부심 느끼지 않는다”
야라 등 일부 지자체 경축 행사 거부
연방 정부 “법개정, 시민권 수여식 의무화 추진”

11척의 영국 해군 함대(First Fleet, 아서 필립 선장)가 1788년 1월 26일 시드니만에 상륙한 것은 원주민들에게는 영토 등 모든 것을 빼앗긴 '침략(Invasion)'의 역사가 시작된 날이라는 의미에서 원주민들은 날짜 변경을 요구하고 있지만 호주 정부는 국민 여론을 앞세워 이 요구를 묵살해 왔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도 이같은 주류 사회 시각의 연장선이며 사실 큰 진전은 없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젊은 층 유권자들과 녹색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날짜 변경이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멜번의 야라 카운슬 등 소수 지자체들이 1월 26일 시민권 수여식 등 일체의 경축 행사를 하지 않는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연방 정부는 법을 개정해 시민권 수여식을 의무회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원주민들은 1월 26일을 ‘전국 애도일(National Day of Mourning)’로 선언하고 주요 지역에서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데이 날짜 변경이 정치인들에게 우선 순위(a priority)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69가 ‘아니오’라고 답변했다. ‘그렇다’는 답변은 28%였고 4%는 ‘모른다’였다. 이 질문에서도 정치 성향별로 녹색당 지지자들은 82%가 날짜 변경을 지지했고 아니오는 13%, 모른다 5%였다.  

‘1월 26일 어떤 역사적인 이벤트가 있었나?’는 설문에 67%가 첫 영국 함대(First Fleet)의 시드니만 도착을 지목했다. 그 외는 쿡 선장(10%), 호주 헌법(8%) 순이었고 모른다는 11%였다. 

66% “나라로서 단합 의미”
11% 공휴일, 10% 비원주민만을 위한 날 

‘오스트레일리아데이가 우리의 건국일이라면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라는 질문에 66%가 '나라로서 단합(Coming together as a nation)'을 의미한다고 답변했다. 그 뒤로는 공휴일(15%), 비원주민만을 위한 날(10%), 항의와 분열(3%) 순이었다.

‘정치인들과 행동가들이 나라를 위해 정말 중요한 일을 하기보다 정치적 점수 획득에 더 관심이 있다고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절대 다수인 84%가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아니다’는 16%에 불과했다. 

‘지역구 의원이 1월 26일의 오스트레일리아데이 기념을 지지하지 않을 경우 그에 대한 지지를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란 답변이 42%였고 ‘아니다’가 49%였다. ‘모른다’는 9%였다.  

한편, ‘호주가 ‘너무 정치적으로 올바른’ 상태가 됐다고 생각하나?(Do you believe Australia is becoming too politically correct?)’라는 질문에 77%가 ‘그렇다’라고 답변했고 23%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도 보수 성향 정당 지지자들일수록 ‘그렇다’는 답변이 많았다. 또 남성(81%)이 여성(72%)보다 ‘그렇다’는 답변이 많았다.

어드반스 오스트레일리아의 제라드 베네데트 전국 대표는 “이번 설문 결과는 1월 26일이 ‘분열과 항의의 날(a day for division and protest)’이 아니며 모든 호주인들이 기념하는 날(a day for all Australians to celebrate)임을 분명히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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