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경제 이치 모순이지만 현실”

최근 주택시장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NSW 일부 지역의 땅값은 상승했다.

NSW 토지 감정평가원(Valuer General)에 따르면 작년 7월 기준 지난 1년간 부동산시장에 나온 전체 주택매물 중 약 66%의 가격이 5% 하락한 가운데 땅값은 4.4% 올랐다.

토지 가치는 정부의 과세 규정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공적 토지 감정평가원의 독립적인 평가에 따라 토지세가 책정되기 때문이다. 가치가 높을수록 토지세가 인상된다.

또 토지세는 주정부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로 정부 기관인 NSW 부동산(Property NSW)의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2016-17 회계연도에 거둬들인 토지세는 65억 달러에 달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시장과 토지시장이 같지는 않지만 이들의 시세가 상반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집값과 땅값 모두 주택 매매 활동, 즉 수요와 공급의 영향으로 그 가치가 변동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토지감정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시드니 CBD 지역의 집값은 4% 하락했으나 땅값은 7.7% 올랐다. 노스 시드니(North Sydney)는 주택은 3% 상승, 아파트는 0.9% 하락, 땅값은 14.4% 급등했다.

모스만(Mosman) 지역의 지가도 11.2% 상승했다. 아파트 시세는 6.4% 하락, 주택은 6% 상승했다. 캐나다 베이(Canada Bay)의 아파트는 변동이 없었고 주택값은 4.7% 떨어지고, 땅값은 6.9% 올랐다.

부동산 전문투자자 네이튼 버치는 최근 주택시장 약세를 감안할 때 평가원의 토지 가치 증가세는 ‘다소 미심쩍다’(a bit questionable)고 밝혔다. 그는 “계속되는 주택시장 침체기로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땅값이 오를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라고 지적했다.

평가 정확도에 대해 토지 감정평가원 대변인은 NSW 부동산에 의해 검증된 일련의 평가과정에 따라 각 토지의 가치가 공정하게 책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가치 판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부동산 매매다. 하지만 토지 가치는 오로지 토지의 가치일 뿐, 주택이나 다른 건물의 가치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모든 시드니 지역의 땅값이 오른 것은 아니다. 캔터베리-뱅크스타운(Canterbury-Bankstown) 지역의 토지 가치는 3.3%, 쿠링가이(Ku-ring-gai)는 3.5% 하락했다.

NSW 땅값 상승에 대해 주택산업협회(Housing Industry Association)의 팀 리어돈 경제학자는 시드니가 지난 수년간 겪어 온 ‘토지 부족’ 현상에 의해 촉발됐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호주 마스터빌더(Master Builders Australia)의 셰인 개럿 최고경제학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일부 지역에서만 관찰된 집값과 땅값 사이의 모순(discrepancy) 현상은 복잡한(perplexing)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주로 인프라시설이 개선된 지역의 땅값이 올랐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여전히 일반적 기대와 이치에 상응하지 않는다. 집값과 땅값은 비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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