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의 승리이며 문학과 예술 그리고 인간 존엄의 승리” 
“난민들에게 가해지는 야만 정책이 끝나기를“

쿠르드 계 이란 출신의 언론인 베로우즈 부차니가 올해 호주 최고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새장 같은’ 난민 수용소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몇년 간에 걸쳐 조금씩 핸드폰 문자 메세지로 외부에 송고한 ‘마누스 난민 작가의 조각 글’이 올해 호주 최고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난민은 쿠르드 계 이란 출신의 언론인 베로우즈 부차니(Behrouz Boochani)다.

호주 언론들은 1일 “<산만이 나의 유일한 친구였네! 마누스 감옥으로부터의 기록, No Friend But the Mountains: Writing from Manus Prison>이라는 작품은 인간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난민 수용시스템에 대한 고발을 통해 자유를 찾아 온 호주에서 아이러니칼하게도 자유를 구속당한 난민 삶의 비극성을 아름다운 문체로 풀어냈다”고 보도했다.

상금 10만 달러의 빅토리아 문학상은 원래 호주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에게만 수상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주최 측은 올해 이 규정에 대한 예외 결정을 내리기로 합의, 부차니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

부차니는 2013년 이래 6년 째 마누스 섬에서 지내고 있다.

입국 거부로 수상식에 참가할 수 없는 부차니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 상은 우리 모두의 승리이며 더 나아가 문학과 예술 그리고 인간 존엄의 승리”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는 마누스섬이라는 ‘새장’에 갇히는 순간부터 소설가와 자유를 구속당한 수용자의 두 이미지를 내 안에 동시에 품는 가운데 인간성을 파괴하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그렇게 씌여진 글은 울타리를 넘어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로 더 멀리 전달되었다”고 말했다.

부차니는 “이 책을 통해 호주인들과 전 세계가 마누스 섬과 나우루 난민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난민에 대한 야만적인 정책이 종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나는 문학과 글의 힘과 그 가능성을 믿는다. 문학은 비인간적인 상황을 생산하는 힘의 구조에 도전하는 힘”이라고 밝혔다.

호주의 인권법 센터(Australian Human Rights Law Center)는 "우리가 자랑스러워할 수 없는 국가, 그러면서도 기억해야 할 호주에 대한 이야기”를 쓴 부차니의 수상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수상식에는 웟스앱(Whatsapp)을 통해 전해 받은 부차니의 글을 번역한 오미드 토피기안이 대신 참석한다.

번역가 토피기안은 “이 책은 서로 다른 글쓰기 기법과 다양한 문학 장르를 혼합한, 그래서 전통적인 장르에 대한 생각을 뒤짚는 수려한 문체로 씌여진 작품이다. 이 책을 통해 난민문제에 대한 좀 더 철학적인 접근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파푸아 뉴기니 마누스 섬의 수용소는 2017년에 폐쇄되었지만 현재 600 여명의 난민이 여전히 거주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