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설(Lunar New Year)을 맞으면서 해외에 살고 있는 교포들의 자녀 교육을 돌아보게 된다. 우리의 선조들은 자녀를 잘 키우기위해 유아 시절부터 성년에 이르기까지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조선 시대의 아동 교육 지침서에 수록된 <육아 칠훈(어린이를 키우는 7가지 교훈)>를 보면 어린이의 정신과 육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노력한 선조들의 지혜를 엿 볼 수 있다.

<육아 칠훈>에서 돌 지난 아이 때부터 7가지 놀이를 가르쳤다.
(1) 도리 도리: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목운동으로 혈액 순환을 돕는다. 여기에는 사람의 도리를 다 하라는 뜻이 있다.
(2) 곤지 곤지: 손바닥에 다른 손 엄지를 이용해서 교대로 꾹꾹 누른다. 하늘과 땅의 이치를 알라는 의미
(3) 짝 짝 꿍: 양손바닥을 마주 침으로 해서 몸 속 소화 기능을 돕는다. 남에게 너그럽게 베풀라는 뜻
(4) 깍꿍 깍꿍: 너 자신을 알라는 뜻
(5) 잼 잼:  양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한다. 살아가는데 생계에 필요한 것은 챙기고 나머지는 나누라는 의미
(6) 섬마 섬마 : 일어서기를 배우기 위해 넘어졌다가 일어서기를 반복한다.서쪽의 마귀가 와도 정신 차리라는 뜻.
(7) 업비 업비: 하지 말라는 뜻.

어린이의 놀이에도 동양 철학에 바탕을 둔 처세를 가르치고 있다. 아동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가정에서 예절 교육을 시행했다.

관례는 관혼상제의 하나로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아 유교 문화권에서 자리 잡았다. 미성년자를 성년으로 인정하는 예식이 남자 20세(여자 15세)가 되었을 때 거행했다.

조선 시대 사대부 집안에서는 자녀가 성년의 나이가 되면 초례를 치렀다.
남자는 상투를 틀어 갓을 씌우고 여자는 쪽을 져서 올리고 비녀를 꽂아 주는 의식을 베풀었다. 성인식을 마친 청소년들은 미혼이라도 성인으로 대우해 주었다.
성인 예식은 고대 사회에서부터 있어온 풍습으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에서는 종교적 의례로 성인식을 치른다.
아프리카 문화권에서는 육체적 고행을 요구하는 등 시험을 통과해야 성인 여부가 판가름 난다.

이는 정신적 인내와 함께 육체적 단련을 통해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써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회적 약속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5월 셋째주 월요일을 성년의 날로 국가가 지정해서 만 19세 청소년들에게 성년식을 거행한다.

호주에서는 21세가 되는 생일에 가족과  친구들이 가정이나 식당에 모여 파티를 열어 준다. 뉴질랜드에서는 원주민의 성인식인 번지 점프(bungee jumping)가 이제는 관광 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호주 동포들은 어떤 성인식이 가장 바람직할까? 필자는 세계 각 나라의 성인 예식 중에서 벤치마킹을 위한 좋은 성인식으로 유대인의 성인식을  추천 하고 싶다.
유대인들은 남자 13세, 여자 12세가 되는 해에  가족이 모여 성인식을 올린다. 부모는 성인식 날 세가지 선물을 마련한다. 성경책과 손목시계 그리고 축의금을 성인이 되는 날 자녀에게 전달한다.

성경은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는 책임있는 인간으로 살겠다는 서약이다. 손목시계는 사회생활을 하는데 항상 약속을 잘 지키고 시간을 소중하게 활용하라는 약속의 징표이다. 또 축의금은 부모와 하객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자녀의 예금 통장에 넣은 후 18세 되는 해에 본인에게 전한다. 이는 아이들에게 종자돈(seed money)이 되어 경제적 자립을 이루는데 도움을 준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민족으로 평가 받는 유대인들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금융을 장악하며 정치, 경제, 언론, 학계, 법조계, 의료계, 예술계에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저력이 자신들의 뿌리와 전통, 종교의 가르침과 더불어 소년소녀기에 치룬 성인식에서 발단되지 않았을까?

부부 맞벌이 생활이 보편화된 현대 사회에서 특히 호주에서 소수민족인 한국계 동포들은 자녀 교육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미성년자 자녀들을 학교나 학원에 맡기고 "내 아이들은 지네들이 잘 알아서 하겠지"하고 막연히 자녀들에게 무한의 자유를 주는 가정은 외나무 다리를 건너는 것만큼이나 위태롭다. 미성년자들은 주위의 유혹이나 강압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한민족 고유의 미풍양속인 <효>에서 자녀 교육의 출발을 찾고 싶다.유교 문화권인 한민족은 <효도>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는 전통을 갖고 있다.
이는 서양에서 가장 부러워하는 예절이기도 하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자녀가 탈선하는 예를 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자녀에게 <효> 사상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이를 가르치는 첩경은 부모가 몸소 실천하여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가정에서 부모야 말로 가장 훌륭한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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