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은 교육선교회 로뎀나무아래 김석원 목사의 강의로 시드니 영락교회에서 열렸던 ‘21세기 기독교 가정의 신앙교육 방향’ 세미나 내용이다. 제목이 말해주듯, 격변하는 문화 속에서 자녀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기독교 가정을 대상으로 한 강의였지만, 논의의 배경은 최근 일반 교육계의 전반적인 고민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비 기독교인가정에도, 현대 교육 문제, 특히 가치관 교육의 방향에 대한 건전한 논의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편집자 주).
 
무엇이 문제인가 (6)
 
특히 사이어의 세계관 질문들을 가지고 기독교 세계관을 정리하면 간략하게 이렇게 말할 수 있다.
 
1) 세상은 어디서 시작되었나? 사랑과 정의의 하나님, 삼위일체의 인격적 하나님께서 이 땅을 창조하셨고, 이 세상의 조화와 완성은 그분 안에서만 찾을 수 있다.
 
2) 나는 누구인가?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지니고 말씀에 순종해 이 땅을 다스리고, 발전시키고, 그 영향력을 퍼져나가도록 지음 받았다.
 
3) 우리 세상은 왜 이렇게 엉망인가?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단의 유혹과 자기가 기준인 인간의 욕심 때문에 죄가 들어왔고, 이 때문에 모든 창조 세계는 갈등과 파괴로부터 자신을 구제할 수 없게 되었다. 
 
4) 어떻게 하면 문제를 풀 수 있는가?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인간의 죄성과 자신의 힘으로는 풀 수 없는 나약한 자신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또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의지하고, 그분을 다시 주인으로 삼기 결단한다면,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된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삼아, 성령의 인도 속에 살아가면 주님이 다시 오실 때 온전한 회복이 이뤄질 것이다.
 
5) 뭐가 맞고 틀리는 것을 결정하는가? 창조자 하나님의 지혜와 창조원리들이 우리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특히 창조자 하나님의 지혜를 계속 왜곡하는 우리의 경향에 비추어, 계속해서 복음에 귀를 기울이고, 우리가 복음 위에 제대로 서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6)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모든 이 땅에서의 활동에는 심판이 기다리며, 이 모순의 땅은 결국 창조주에 의해 원래의 창조보다 더 좋은 새 하늘과 새 땅으로 회복될 것이다.
기독교 세계관으로 복음을 이해한다는 말은, 복음을 단순히 개인 구원이나 위로의 문제가 아니라, 창조세계 전체를 회복하려는 의지로 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복음을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읽기 쉬운 우리에게 성경이 보여주는 전체 스토리, 다시 말해 창조-타락-구속-완성/새 창조라는 큰 그림을 염두에 두고 각 부분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나님의 보다 큰 뜻과 지혜에 귀를 기울이도록 도전한다.
 
앞에서 읽었던 로마서는 우리의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다시 로마서 12장 2절이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각 시대마다 나름대로 놀라운 유산과 업적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만, 모든 시대를 지배하는 문제의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 인간이 자신을 기준으로 삼고, 자신만을 쳐다보며 사는 지구는 결국 개인, 관계, 자연 세계 모두를 파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시대적 근본 모순에 대해 수많은 우리의 선배들과 위대한 스승들이 씨름해 왔지만, 전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문제를 제대로 분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더 나은 지식, 더 나은 과학, 더 나은 위인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바로 우리의 마음, 우리의 본질을 새롭게 함을 받아야만 한다. 기독교는 이것을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 인도에 복종하는 삶이라고 말한다. 그리스도를 영접하면, 그리스도의 뜻을 알기 원하기 마련이고, 그리스도가 저와 우리 세상 모두를 향해 가지신 계획과 뜻을 알아가면, 우리는 이 죄 된 세상을 분별하고, 우리를 방어하고, 고통받은 세상을 향해 회복의 길을 전파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신앙교육이라고 하면 우리 아이들에게 매주 교회를 오게 하는 것에 매달려 있을 때가 많았다. 사실 아이들을 교회에 오게 하는 것은 생각보다 별로 어렵지 않다. 부모나 교회가 정말 마음만 먹으면 말이다. 어떤 가정처럼 교회 안 갈 경우 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 교회에 최신 시설과 더 편한 환경들, 말 주변이 좋은 재미있는 강사를 동원하면 아이들에게 끌리는 뭔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현실은 대부분 부모와 교회들이 신앙교육의 중요성을 말하지만, 막상 이런 간단한 땜방과 기교에 필요한 자원 투자에도 인색하다. 이러다 보니 이런 장난 기교만 조금 해도 대단한 뭔가를 하고 있다고 착각에 빠지기 일쑤다. 
 
중간캡: 기독교 신앙은 교회란 조직이 다 표현하지 못하는 삶의 방식…. 우리의 모든 것을 가장 건강하고 창조자가 기쁘게 보시는 최선의 답으로 인도하는 길 
 
그러나 신앙은 교회에 오고 헌금하고, 교회란 조직에 소속해 여러가지 활동을 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종교 생활이 다가 아니다. 도리어 종교 생활로 남는 신앙은, 교회가 어려움이 빠지기만 해도 흔들리고, 좀 유명한 학자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고 떠들기만 해도 흔들린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은 교회란 조직이 다 표현하지 못하는 삶의 방식이고, 우리의 생각, 우리의 관계, 우리의 내면, 우리의 모든 것을 가장 건강하고 창조자가 기쁘게 보시는 최선의 답으로 인도하는 길이다. 특히 시대적으로 사람들을 더 이용하고, 이상한 곳으로 몰아가는 시대의 분위기 앞에서 우리를 깨우고, 세상을 분별하게 하는 힘이다. 건강하지 않은 도전과 유혹, 설득이 점점 더 강해지는 시대에, 우리는 이제 우리 아이들을 향해 기독교 세계관을 점검하고 가르치고, 계속 도와주어야 한다. 겉으로 드러난 종교 행위가 기준이 아니라, 우리가 입고, 보고, 듣고, 누리고, 즐기는 삶 속에서 어떤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는지를 같이 돌아보고, 성경적 기준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반응하고 바꾸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결론
다음 시간에는 이어서 우리 자녀들의 기독교 세계관 교육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해결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특히 화란 개혁교회의 유산을 중심으로 세계교회와 호주교회가 그동안 어떤 씨름을 했고, 또 어떻게 실패했는지를 돌아보고자 한다. 
 
우리가 호주교회의 경험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이 교회가 서 있는 환경과 문화 속에서 우리네 교회도 마주하고 또 씨름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당장부터 시작해야 할 일 세 가지를 고민해볼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세계관을 바로 세운다는 말은 첫 번째는 세계관 전쟁의 현실에 경각심을 가지고, 그 실상을 분석하는 능력을 키운다는 것이다.  두번 째는 이에 맞서는 가장 최선의 답으로 자신을 지키고, 더 자랄 수 있도록, 성경적 이야기를 삶의 기본 이해 틀로 바로 세워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많은 정보가 가치관의 홍수 속에서 휩쓸려 가지 않고, 마땅히 가야할 길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석원 목사
- 로뎀나무아래 디렉터, 
- 전 호주동아 논설주간, 
- 한호일보 편집 자문위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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