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불행한 일 누구에게도 일어나지 않기를”

무죄판결을 받고 석방된 돈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15일) 퍼스의 한 법정에서 하마터면 살해범으로 수십 년 감방에서 지낼 뻔한 30대 아시안계 남성이 판사의 무죄판결 결정에 눈물을 쏟았다.

앤드류 돈은 지난 2017년 12월 23일 퍼스의 프리맨틀 인근 지역에서 친구들과 낚시를 하던 중 지나가던 행인과의 싸움에 휘말렸다.

챨스 맥카시와 그의 부인, 직장 동료들은 호텔에서 크리스마스 회식을 마치고 나오던 중 돈의 일행을 지나다가 "고기를 많이 잡았느냐"고 물었고 돈은 “오늘은 운이 좋지 않다. 많이 못 잡았다”고 응답했다.

문제는 맥카시가 "규정에 어긋나는 고기를 잡으면 벌금을 물게된다"고 한 말을 돈은 “왜 아시아인들은 모두 규정에 어긋나는 작은 물고기를 잡고 먹느냐"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고 해석한 것이 싸움의 발단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법정에서 돈은 “맥카시 일행이 우리들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고 생각했다. 화가 나서 일행을 쫒아가 "당신들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외쳤다”라고 밝혔다.

이 때 멕카시가 갑자기 앤드류에게 달려들어 폭력을 가하기 시작했고 맥카시의 갑작스런 공격을 받은 돈은 엉겹결에 팔로 얼굴을 감싸안았다. 하지만 마침 게를 잡기 위해 그의 손에 들려있던 스크루드라이버가 멕카시의 머리를 찌르게 된 것. 

맥카시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그 다음날 사망했다. 

검사는 명백한 공격의사가 있는 고의적인 살인이라고 주장했지만 배심원들은 정당방위라는 판결을 내렸다.

무죄판결이 내려진 데에는 멕카시 부인의 "엔드류가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팔을 들었고 그의 손에 들려있던 스크루드라이버가 맥카시의 머리에 들어갔다”라고 진술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돈은 “이런 불행한 일이 누구에게도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그동안 나의 무죄를 믿고 기다려준 가족과 지지자들에게 감사하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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