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은 교육선교회 로뎀나무아래 김석원 목사의 강의로 시드니 영락교회에서 열렸던 ‘21세기 기독교가정의 신앙교육방향’ 세미나 내용이다. 최근 일반 교육계의 전반적인 고민을 바탕으로, 기독교인 가정에 필요한 신앙교육 방향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호주의 역사적 상황과 보편적 교육문제를 같이 참고했다는 점에서, 비기독교인가정에도 가치관 교육의 방향에 대한 건전한 논의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편집자주).

2.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2)
성경을 볼 때마다 종종 발견하는 일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깊이 들어가면 문화적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한때 한국 기독교는 최신 미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길 역할을 했기 때문에 매우 매력적이고 시대를 앞서는 문화처럼 취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호주 할 것 없이 신앙은 항상 더 강력하고 그럴 듯한 ‘세상적인 가치관’들에게 공격을 받고, 조롱의 대상이 될 때가 더 많아졌다. 지금의 이 갈등 상황은 한편으로는 당연하다. 너무 놀라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성경은 이러한 핍박, 갈등, 씨름의 결론이 어떨 것인지를 이미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계시록 21장 3-4절이다.

내가 들으니 보좌에서 큰 음성이 나서 가로되 보라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저희와 함께 거하시리니 저희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저희와 함께 계셔서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씻기시매 다시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

큰 위로의 메세지다. 우리가 구원을 받으면 구원받은 자답게 살도록 요구받듯이, 이런 승리의 약속이 주어진 우리에게도, 승리할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결국 망하게 될 헛되고 죄악된 세상적 관점을 잘 분별하고, 우리가 마땅히 기준으로 붙들고 살아야 할 기독교적 세계관을 잘 붙들고 살아가는 것은 신자의 당연한 모습이다.

성경적 세계관: 창조 타락 구속
그렇다면 우리가 잘 무장하고 있어야 할 기독교 세계관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이미 ‘성경의 맥’, ‘큰 그림’이나 ‘성경 신학’을 들어보신 분들은 그 내용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내용을 좀 더 간단히 설명하기 위해서 성경 전체를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주제, 세개 단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바로 창•타•구, 바로 창조, 타락, 구속이다. 특히 이러한 성경의 전체 주제들은 단순히 교회 사역이 아니라 온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것을 이해하면 여러분은 기독교 세계관을 이미 잘 파악하고 있는 셈이다.

성경적 세계관이 말하는 창조에 따르면, 이 땅은 창조자가 자신의 지혜와 영광을 담아 만든 걸작품이자, 선한 것이며, 특히 인간은 그 이미지를 담고 이 땅의 관리와 발전을 책임지도록 지음받은 특별한 존재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명은 한 가지 조건에서 제대로 이뤄진다. 창조자를 경외하며 그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성경적 세계관이 말하는 타락에 따르면, 인간은 선한 하나님의 창조를 흩으려는 사단의 유혹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와 능력을 ‘하나님 대신 자신을 주인으로 삼는 데’ 쓰려고 했다. 덕분에 인간은 인간끼리도, 자연과도, 무엇보다도 하나님과 관계가 깨어지고, 자기를 파괴하는 길, 죽음의 길에서 돌이키지를 못해 왔다. 그러나 성경은 이런 끔찍한 상황에서도 창조자 하나님이 인간과 세상을 포기하지 않으신다고 말한다. 우리에게 재기의 기회와, 궁극적인 구원의 약속을 주신다는 것이다. 

성경적 세계관이 말하는 구원에 따르면, 인간의 계속되는 실패와 그럼에도 이어지는 하나님의 은혜는 더 커져간다. 이 과정은 특히 아브라함의 자손 이스라엘을 선택하셔서 하나님과 인간 관계의 회복 모델로 세우시며 우리에게 드러난다. 이스라엘 역사는 인간의 반역, 불복종, 무지, 교만 속에서 ‘인간의 한계’를 더 분명하게 드러내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다. 그럴수록 인간과 이를 통한 세상 전체 회복을 위한 하나님의 사랑과 배려, 자비하심도 더 분명히 드러난다. 특히 이러한 내용은 이스라엘 역사가 실패의 피크에 이르렀던 왕국 시대의 예언자들의 증언을 통해 보충되고 더 나은 방법으로 구체화된다. 이들은 그동안 이스라엘의 죄에 대한 심판과 함께, 실패를 모두 해결할 대안을 하나님이 직접 준비하고 계신다고 선포한다. 옛 언약을 대신할 마음판에 새겨진 새 언약이, 고난받는 종 메시야를 통해 주어지고, 이를 통해 세상 전체의 회복이 주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약속이 바로 그리스도 안에서 이뤄졌다고 그리스도인들은 믿는다. 

이제 이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보고 인간 죄성의 실상과 우리의 소망이신 하나님의 사랑을 제대로 알게 된다. 이를 통해 우리의 죄성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의지하고 살아가면 회복이 시작된다. 이러한 회복에 참여한 개인들의 모임인 교회는 이 회복을 온 세상에 전하는 일에 참여할 특권을 누린다. 이 회복은 특별히 주님의 역할을 시간과 공간, 문화와 언어에 매이지 않고 역사하시는 성령님의 도우심을 받아 이뤄지도록 되어 있다. 그런 성경적 세계관의 구원에 따르면, 이 회복은 이 땅에서 우리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주님께서 완성시키기 위해 오셔야 할 일로 정의한다. 그러나 주님이 오실 그 때가 되면, 세상의 모든 권세와 악한 것들이 심판을 받고, 약속하신 온전한 창조의 회복, 새 하늘과 새 땅을 주실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아까 읽었던 계시록 21장의 내용처럼 말이다.

우리는 이러한 성경의 내용을 통해, 세계관의 주요 질문들에 답할 수 있게 된다. 세상의 시작은 무엇인지?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왜 이 세상은 문제인지?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인지? 무엇이 맞고 틀린 것임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진리는 무엇을 통해 알 수 있는지 등등 말이다. 이 답들은 성경과 삶에 대한 경험, 이해가 깊어질수록 더 많은 내용이 붙게 된다. 

이러한 세계관을 자꾸 이야기하고, 더 살을 붙이며, 변화하는 내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되는 지를 계속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이 바로 기독교 세계관 교육이다..

다음 시간에는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3) 역사적 교훈이 이어집니다.

김석원 목사
- 로뎀나무아래 디렉터, 
- 전 호주동아 논설주간, 
- 한호일보 편집 자문위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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