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83%, 멜번 80% 두 달 이상 안 팔려 

시드니 서부의 집주인 헤이그 아브라함은 집을 시장에 6개월 동안 내놓았지만 바이어를 찾지 못했다

호주 대도시에 팔려는 주택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실제 거래되는 사례는 별로 없는 실정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 나온 매물은 2012년 이후 가장 많다. 반면 실질적인 바이어는 잘 보이지 않는다(no-one's buying). 
지난해 집값이 약 10% 하락했지만 올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매기는 매우 부진하다. 집값 통계회사 코어로직(Corelogic)도 아직 최저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대출 규제와 주택시장의 앞날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으로 매입 희망자들이 대폭 줄었다. 매도인들(sellers)은 가격을 낮추든지 아니면 매우 오랜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 양쪽 모두에게 해당되는 경우도 많다.  

코오로직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약 11만5천채의 주택이 매물로 시장에 나와 있다. 이는 전년도 동기대비 15% 높은 수준이다. 
코어로직의 팀 로리스(Tim Lawless) 연구 책임자는 최근 ABC 세븐서티( 7.30)와 대담에서 “시장 상황이 취약할 때,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는 경향이 있다. 바이어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매매 비율은 매우 낮다. 신규 매물은 적은 편이고 시장에 오래 매물로 나온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매 매물 수준은 2012년 이후 최고 상태다. 2012년은 주택시장이 침체됐던 기간이었다. 완전히 바이어들이 주도하는 시장이 됐다. 그들이 선택할 매물이 많아 가격 협상에서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매매 기간 급속 장기화

시드니 매물의 약 83% 이상이 시장에 나온지 60일(2개월) 이상이 됐다. 이는 전년도 보다 거의 10% 증가한 것이다. 멜번은 약 80%선으로 20% 급증했다. 켄버라, 브리즈번, 애들레이드에서도 매매 기간이 늘고 있다

호주 전체로 매매가 15% 줄었다. 호주 최대 시장인 시드니와 멜번에서는 20% 이상 감소했다. 여러 마이너스 요인 중 특히 투자자용 대출 규제가 큰 역할을 했다.  

중개인들은 매기 침체로 경매보다 흥정, 협상(expressions of interest)을 선호한다. 

매도인들의 전반적인 정서는 ‘팔고 싶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으로는 안 판다(We want to sell, but we don't want to give it away)’는 것이다. 

멜번 동부의 패트 & 셜리 터커(Pat and Shirley Tucker) 부부는 4베드룸 단독주택을 시장에 내놓았다. 은퇴 생활을 위해 집을 줄일(downsize) 계획이다. 매우 좋은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바이어를 찾기가 쉽지 않고 가격(기대치)도 내려야 했다.   

부동산 중개인이 제시하는 가격이 비현실적(unrealistic)임을 알게 됐다. 지난해 받은 세 번의 오퍼(offers)로는 팔 수 없었다. 그들은 “시장이 침체됐지만 오퍼가 너무 낮다. 팔기를 원하지만 헐값에 팔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시드니 서부의 헤이그 아브라함(Haig Abraham, 사진)은 지난 6개월동안 가격을  낮췄지만 바이어를 찾지 못했다. 대출이 어려워졌고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바이어를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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