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테러를 갈리폴리와 연결 
모리슨 총리 “발언 취소 안하면 추가 조치” 경고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터키 대통령이 갈리폴리 전투와 50명의 이슬람 신자들이 숨진 크라이스트처지 총격 테러 사건을 연결시켜 논란을 만들고 있다. 

외신들은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북부지역의 한 선거 연설에서 갈리폴리 전투에서 터키에게 패배한 호주-뉴질랜드군(ANZAC)의 기억을 상기시키면서 최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발생한 호주인 극우 테러리스트의 범행을 무슬림에 대한 오랜 도발의 일환으로 표현했다”고 보도했다. 

18일 1차 세계대전 중 터키의 역사적 해전 승리를 기념하기위한 카낙카일 기념식에서 그는 “반무슬림 정서를 가지고 터키를 방문한다면 갈리폴리에서 호주뉴질랜드군이 당한 운명을 똑같이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들처럼 시신이 담긴 관에 실려 돌아가게 될 것(sent back in coffins)”이라는 과격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당시 영국 제국 군은 이곳(터키)에 아무런 이해도 없었다.  이들의 침공은 무슬림과 기독교인의 갈등에서 뿌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시 호주와 뉴질랜드군도 혹독한 참전 대가를 치렀다. 이번 테러에 대해서 뉴질랜드 정부가 온당한 죄값을 치루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호전적인 선동은 3월말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키 국민들의 정서를 자극하려는 정치적인 의도로 보인다.

갈리폴리 추모식에 참석한 호주인들

1차 세계대전 중 호주와 뉴질랜드군은 이 지역에 파견된 대영제국 군대의 주력으로 갈리폴리 상륙전을 벌이다 막대한 사상사를 냈다. 비록 패전이었지만 국가를 단합시킨 그 전통이 앤작으로 이어져 계승되고 있다. 앤작데이(4월 25일)가 있는 매년 4월 수백명의 호주인 및 뉴질랜드인들이 갈리폴리를 방문해 앤작 정신을 기리고 희생된 참전용사들을 추모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과격 발언 후 호주와 뉴질랜드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20일 오전 코르한 카라코크(Korhan Karakoç) 주호주 터키 대사를 총리실로 불러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 취소를 요구했고 그렇지 않을 추가 행동이 취해질 것이라고 경고를 했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터키를 방문하는 국민들에게 여행 주의를 당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윈스톤 피터스 뉴질랜드 외교부장관은 “터키 대통령이 인용한 영상의 주인공은 지금의 뉴질랜드가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터키 정부에게 공식적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야당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선동 발언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이며 선거용 정치쇼”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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