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강연회 열기 후끈.. ‘핵없는 한반도’ 문 정부 목표 강조

“하노이 북미정상 회담 이후 우리 정부는 북미 대화 중재 노력과 관련해서  미국이 요구하는 ‘전부 대 전부(all for all)’ 식의 ‘빅딜’인 일괄 합의를 추진하되 북한의 '단계적 해법(점진적 이행)' 주장을 결합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촉진자로서 양측 모두 수용 가능한 로드맵을 갖고 그 이행을 점차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에는 북미 양측의 절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19일 시드니 평화통일 강연을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 드라마는 이제 2막이 끝났다. 앞으로 5, 6막의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신뢰 구축을 통한 남북미 관계 개선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상호 공동 발전에 대한 희망을 갖고 긴 호흡으로 지켜보자”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어디까지 왔나?’라는 제목의 강연은 민주평통 호주협의회(회장 형주백) 주최로 이날 저녁 라트비안홀(스트라스필드)에서 열렸다. 
한국내 최고 권위의 통일안보 전문가 중 한 명이며 현직 대통령의 특보라는 점에서 3백명 이상의 동포들이 강연장을 꽉 메운채 문 특보(연세대 명예특임 교수)의 강연을 경청했다. 형주백 호주협의회장의 축사, 윤상수 시드니총영사의 환영사 후 약 1시간의 강연과 1시간의 질문-답변이 이어졌다. 

2차 북미 정상회담(하노이)이 합의 도출 없이 막을 내린 배경에 대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비건 패러다임(온건파)과 존 볼튼 패러다임(강경파) 중 아쉽게도 볼튼의 손을 들어주었다. 갑자기 빅딜을 제시하자 북한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시기적으로 미국내 코헨청문회 파문도 겹쳐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 제시로 노딜 결과를 만든 것이 어정쩡한 합의보다 미국내 정치 상황에서 그에게 더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문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장에서 합의 없이 떠나버린 데 대해 김 위원장도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 틀림없다"며 "그에게는 매우 중요한 학습 절차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 역시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가 현존하는 무기와 미국 본토 등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보유고를 포함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제 북한이 미국을 움직일 실제 행동을 보여줄 차례”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북미 대화를 중재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목표는 “핵무기 없고, 평화롭고, 번영하는 한반도”라며 문 대통령이 핵무장한 북한과의 평화적 합의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청중 Q&A 시간도 10여명이 질문에 나서 열기가 뜨거웠다. 신명길 한호일보 발행인은 한국의 전임 정부 시절 결정된 개성공단의 일방적 중단과 북한의 총격으로 인한 금강산 관광 중단 사태에 대한 현 정부의 대책과 전망을 질문했다. 문 특보는 “개성공단 재개는 미국의 반대로 아직은 어려운 단계다. 금강산 관광 재개는 관광달러(bulk cash)의 북한 유입에 우려가 있지만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동포사회의 역할에 대해 문 특보는 “호주 정부와 정치인 등 주류 사회를 대상으로 한 홍보와 로비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특보는 21일(목) 브리즈번에서 강연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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