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김 라이드 시의의원이 주도한 라이드 거주 한인들과 제롬 락살 라이드 시장을 포함한 카운슬러들과의 대화의 모임에 참석했다. 직접 보고 느낀 점을 포인트폼 (point form)으로 적어보자 한다.  
 
포인트폼이란 보고서 형식으로 번호를 매겨 요점만을 적는 방식인데 좋은 우리 용어를 찾지 못해 영어 그대로 쓴다. 
 
(1) 나는 고국에서 호주를 방문하는 명사들의 강연회에는 거의 안 간다. 그들이 고국에서 하는 말은 인터넷과 한인 TV를 통해 듣고 보고 있으며, 거기에서 안한 말을 여기에 와 할 리 없기에 그렇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생활과 직결되는 우리 고장의 이슈 (행사가 아니라)를 먼저 논의하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통이 좋지 않은 곳을 일부러 찾아 갔었다. 
 
(2) 대화는 참석자 전원이 차례차례 마이크 앞에 나와 거주자로서 애로 사항이나 제안을 발표하고 바로 카운슬측이 대답을 하게 고안되어 있었다. 나는 라이드 거주자는 아니나 한인사회 일원으로 하나 묻고 싶은 게 있었다. 카운슬이 공개적인 광고로 신청자를 받아 심사하여 제공하는 그랜트 (grants, 사업 지원을 위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가였다.
 
질문의 성격으로 봐 마지막에 할 요량이었으나 앞에 앉은 사람부터 시작을 하라고 해서 1착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러나 내용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어 이야기를 하다가 말았다.
 
타운홀 미팅
 
(3) 시간이 많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말 할 수 있는 참 좋은 기회고 경험이었다. 그러나 역시가 역시라고 느껴지며 아쉬웠던 점은 각자가 필요하다고 보는 점을 말하라고 하니 요구 사항들이 산만해졌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정치인들이 즐겨 하는 타운홀 미팅 (townhall meeting)이 그런 건데 듣는 쪽 편에서는 민심을 파악할  수 있는 이점이 있겠지만 이쪽의 실리 면에서는 건져지는 게 많지 않을 것이다.         
 
나는 과거 멜번에서의 사례를 들어 기사를 쓴 적이 있지만, 앞으로 이런 모임에서는 사전 의제를 조율해서 임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안다. 
 
 
(4) 일부 참석자가 모임에 대한 매체 홍보 부족을 지적했었다. 나는 신문을 만드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 분야 관심은 누구보다 크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한호일보가 인문학 콘서트를 한다고 전면 광고를 여러 번 내도 참석자는 대략 50여명을 넘지 않는다. 서울에서 ‘거물급’ 인사가 왔다면 수백명이 모인다. 자기 사회에 대한 관심 부재나 경시가 더 큰 문제가 아닌가 한다.
 
(5) 주류사회와의 관계에서 언제나 큰 난관은 언어다. 의제에 관한 한 번지지르한 말 솜씨만 가지고는 안 된다. 글로 된 자료가 필수다. 그래야 안건이 명료해질 뿐만 아니라 기록으로 남는다. 공식화된 기록이 없는 사항을 가지고 어떻게 로비를 할 수 있을까. 말과 함께 문서화의 필요성 인식과 영어로 잘 쓸 수 있는 인재 양성이 우리 사회의 급선무다.    
 
(6) 마지막으로 위에서 언급한 그랜트에 대하여 보충 설명을 하고 싶다. 모임의 초청장을 카톡으로 보낸 김 시의원은 한인사회의 각계 단체장과 인사들을 참석자로서 명시했다. 그러므로 이 자리는 라이드 거주자만을 위한 건 아닐 것이다.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많은 분야에서 우리의 필요는 우리가 더 잘 알고 있다. 그런 필요를 위한 사업에는 우리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성한다든가 아니면 외부 지원을 얻어서 우리 자신이 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를 위하여 정부 기관이나 민간 재단에 그랜트를 공여하는 사업이 있다. 
 
나는 평소 노인회나 특정 단체가 해당 카운슬에서 몇 푼을 받아 뭘 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런 지원 방안을 공개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알고 싶었다. 한인사회에 그런 정보가 없다. 참석자들이 요청한 상당수 안건이 그런 류의 것들이었다.  

김삼오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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