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포디안 레지스탕스/내셔날리스트 업라이징’ 등
호주인 타란트, 크라이스트처치 2개 이슬람사원 겨냥  
50명 피살, 50명 중경상.. NZ 총리 ‘가장 참혹한 날’ 
77명 숨진 노르웨이 테러리스트 브레빅 모방한 듯

리클레임 오스트레일리아 회원들의 반이민 시위

3.15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총기 난사 이후, 호주에서도 우익 극단주의자들(right-wing extremists)의 테러 위협에 대한 공포심이 확산되고 있다. 그 피해가 무려 50명 사망, 50명 중경상이다. 

호주의 극단주의 전문가들과 경찰은 호주 안에서 극우 급진주의자들(far-right radicals)의 폭력 위험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한다. 

호주와는 형제국 관계인 뉴질랜드에서 호주인 브렌튼 타란트(28, Brenton Tarrant)가 이처럼 처참한 총기 테러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이제 당국의 집중 감시 대상이 된 우익 극단주의자들은 이민, 인종, 범죄 등 사회 이슈에 대한 주류 정치 논의에서 용기를 얻었다. 일부 강경 보수성향 정치인들이 극우주의자들의 대변인 역할을 해 주었기 때문이다. 호주의 대표적인 극우성향 정치인들은 최근 또 다시 파문을 초래한 프레이저 애닝 연방 상원의원과 폴린 핸슨 원내이션당 대표(연방 상원의원) 등이다. 

코리 버나르디 상원의원, 조지 크리스튼센 의원(국민당), 피터 더튼 내무장관, 토니 애봇 전 총리도 극단주의자들은 아닐지라도 강경 보수파로서 종종 극우주의자들에게 달콤한 정치적 선동 발언을 해 왔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이들을 뒷받침하는 세력이 강경 보수 성향의 미디어와 언론인들이다. 그들의 합작품은 지난해 자유당내 중도파인 말콤 턴불 총리 퇴출이었다.  

경찰과 정보 당국은 크라이스트처치의 호주인 테러범 브렌튼 타란트의 백그라운드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극우주의 그룹들이 강세를 보이는 동구 유럽의 방문 목적을 특히 추적하고 있다. 아직은 타란트와 구체적인 연결고리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크라이스트처치 법원에 출두한 호주인 테러범 브렌튼 타란트

 ‘외로운 늑대’ 단독 행위.. 사실상 차단 불가능

호주에서는 극우단체 ‘리클레임 오스트레일리아(Reclaim Australia)’의 2015년 반이슬람 집회 이후 극우 그룹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십여개의 중간 규모 그룹들은 대부분 페이스북을 통해 메시지를 소통한다.   

주요 단체들은 리클레임 오스트레일리아(Reclaim Australia), 연합애국자전선(United Patriots Front), 안티포디안 레지스탕스(Antipodean Resistance), 극우주의 페이스북 켐페인단체 내셔날리스트 업라이징(Nationalist Uprising) 등이다. 내셔날리스트 업라이징의 주요 인물인 닐 에릭슨(Neil Erikson)은 지난 2017년 멜번 선술집에서 노동당의 샘 다스티야리(Sam Dastyari) 당시 연방 상원의원을 원숭이(monkey)로 욕했던 장본인이다. 그의 팔로워는 10만명 이상이며 그는 종종 반이슬람 내용을 강조한다.  

크라이스트처치 테러 후 에릭슨은 “타란트가 누군지 전혀 모른다. 극우주의자들 사이에서 아무도 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18일 ‘뉴 가드(The New Guard)’란 그룹이 크라이스트처치 대학살을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지지했다. 극우주의 단체들의 지지가 늘어날 전망이다.  

피터 더튼 내무장관은 18일 ABC와 인터뷰에서 “타란트는 지난 3년 동안 호주에 불과 45일 체류했다”고 밝혔다. 호주 내무부는 새 통합 부서의 출범 후부터 극우주의 위협을 논의했다. 그러나 극우단체 추적은 충분하지 못했고 타란트를 감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제신다 아던 NZ 총리도 테러범이 감시대상자가 아니었다고 확인했다. 

테러 직후 가장 먼저 ‘이번 사건은 우익 극단주의자의 테러’라고 비난한 정치 지도자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였다. 이 비난은 호주 공안 당국이 타란트에 대해 어느 정도의 정보를 갖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법조계의 테러 전문가들은 “호주인의 대규모 테러 공격은 우익 극우주의자들로부터 단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르웨이(77명 사망), 미국 등에서 보인 것처럼 문제는 극우주의 공격이 항상 많은 인명 피해를 수반한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내 테러에서 가해자들의 다수는 극우주의자들, 백인 우월주의자들(white supremacists)이었다. 타란트는 2011년 77명을 숨지게한 노르웨이 테러리스트 안드레 브레빅(Anders Breivik)을 가장 존경했다고 그의 선언문(manifesto)에서 밝혔다. 아마도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 신자들을 대상으로 무자비하 모방 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보인다. 
엑시트 오스트레일리아(Exit Australia)와 협력하는 스킨헤드족의 한 전 회원은 “연방 및 주정부 관계자들에게 우익 극단주의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고 충고했다. 

호주의 주요 극우단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메시지를 소통한다

“모스크 총기 난사는 동조자들 자극 의도”
“무기 얻으려 조폭과 연계 가능성.. 위험천만”

지난 몇 년 동안 이슬람 테러리스트들만 사실상 걱정하며 대처해왔는데 이런 전략에 큰 허점이 생겼다. 전문가들은 호주에 약 100개의 극우주의 그룹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국내 극우단체가 테러 관련 사례로 법원에 계류 중인 곳은 1개에 불과하다. 필립 갈리아(Phillip Galea)는 멜번 트레이드홀이 포함된 3개 공격 목표를 폭발시키는 음모를 만든 혐의로 기소됐다.    

극우주의그룹들은 종종 분열됐고 조직력이 약했으며 내부 다툼으로 충돌도 잦았다. 그러나 던컨 루이스(Duncan Lewis) 호주정보안보국(ASIO) 국장은 여러번 상원 청문회를 통해 경고를 해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극우주의그룹들이 과거보다 좀 더 잘 조직돼 위험 요인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디킨대의 급진화 관련 권위자인 미쉘 그로스만(Michele Grossman)은 연방 및 주 경찰들과 협력하면서 “극우주의 그룹들이 수십년 존재했지만 최근 잘 조직됐고 극단적 견해를 받아준 관대한 사회 분위기에 고무돼 있다. 크라이스트처치 테러는 이들을 자극하려는 하나의 시범 케이스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는 우익 극단주의와 관련한 위험을 크라이스트처치 테러를 통해 목격했다. 이제 상당한 관심과 재원을 할당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타란트 같은 우익 극단주의자들의 적발은 매우 어렵다. 아주 작은 단위로 공동 행동을 하거나 단독 범행(lone actors)을 하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안에서 극우 극단주의에 대해 걱정할 때, 지역사회의 신뢰할 수 있는 채널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경찰, 정보 및 테러방지 저널(Journal of Policing, Intelligence and Counter Terrorism)의 극단주의 전문가인 줄리안 드루간(Julian Droogan, 맥쿼리대학) 연구원은 “극우주의는 정치적 움직임으로서 성장했다. 연구를 통해 나타난 것처럼 극우적 정서와 정치적 견해를 통해 막대한 성장이 이루어졌다. 주류 정치 논의에서 제한이 풀린 극단적 견해가 난무했다.”고 지적했다. 

ANU의 테러리즘 전문가 자신타 캐롤(Jacinta Carroll)은 “호주의 극우 그룹들이 총기 획득을 목적으로 조폭과 연계되는 경우는 매우 우려된다”면서 공안 당국이 대처에서 우선순위를 잘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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