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혼미로 불안 가중.. 문화생활은 큰 장점

연초 호주에서 런던으로 이주한 머레이와 에밀리 제임스 커플

호주인들이 과거 '모국(mother country)'이라고 불렀던 영국. 약 8만2천명의 호주인들이 영국에 살고 있다. 이 중 절반가량이 수도인 런던에 거주한다. 영국은 최근의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혼미로 인해 그 여파가 영국으로 이주하는 호주인들에게도 미치고 있다. 

영국은 2016년말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29일 EU를 탈퇴할 예정이었지만, 충격완화를 위한 안전장치 등을 담은 브렉시트 합의안을 의회가 두 차례 부결시키면서 브렉시트 일정은 지연됐다. 의회는 합의안 중 따로 표결에 부쳐진 EU 탈퇴협정 승인마저 거부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오는 4월 12일 전에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또는 '브렉시트 장기 연기'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31일 시드니모닝헤럴드지는 호주인들이 높은 임대비와 브렉시트로 인하 불안 속에서도 영국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3개월 전 시드니에서 런던으로 이주한 머레이와 에밀리 제임스(Murray & Emily James) 커플.  메레이는 고교 교사로 런던에 온지 한 주 만에 일거리를 찾았다. 그러나 런던 남동쪽에 위치한 이스트 덜위치에 임대 주택을 찾는데 무려 세달이 걸렸다. 또 호주보다 비싼 집세를 6개월치 선불까지 내야했다. 그는 “런던에서는 호주와는 달리 물 값(water bill)이나 구청세(council rates)도 세입자가 부담하는데 놀랐다”고 말했다.

호주인 마르시안 바르다카스(Marciarn Vardakas)는 1년 전 런던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일하러 이주했다. 그녀도 “영국은 사전 조사를 많이 하지 않으면 집을 찾는 데 어려움이 크다. 주급의 상당 부분을 집세로 쓰는 형편이다. 다만 런던이 주는 문화적 이점들은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런던도 전 세계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세를 비껴가지 못했다. 2011-17년 집값은 연평균 2%씩 올랐지만 2018년 1.6%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브렉시트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영국의 문화와 기회에 이끌려 호주로부터 이주한 제임스나 바르다카스같은 이들의 이주 때문인지 임대비는 0.1% 상승했다.

김원일 기자 wonkim@hanhodaily.com

사진: 연초 호주에서 런던으로 이주한 머레이와 에밀리 제임스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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