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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심성 예산 불구, 대학 교육은 '찬밥’ 신세유학 산업은 성황, 교육 질 계속 저하
전소현 기자 | 승인 2019.04.11 20:07
유학생 산업은 철광석과 석탄에 이어 호주의 세번 째로 큰 수출 산업이지만 호주 대학 교육의 질 저하는 계속되고 있다.

졸업생 다수 일자리 없어.. “시스템 전면 재점검 필요” 
2일 연방 예산에서 스콧 모리슨 총리의 연립 정부는 중저 소득층의 소득세 감면과 대대적인 인프라스트럭쳐 투자를 들고 나오면서 ‘노골적 선거용 편성’이란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호주 미래를 위한 장기 전략은 빠져있어 대학 교육의 질적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그 동안 유학생 급증이라는 '안전한 돈줄'을 확보한 호주 교육 시스템은 이제 철광석과 석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수출 산업이 됐다.  그런 반면 호주 교육의 내실 향상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09년 줄리아 길라드 당시 교육부 장관에 의해 단행된 두 가지 중요한 정책 변화는 호주 대학 교육 질적 저하의 근본적 원인이 되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첫째, 당시 정부는 대학 정원 제한 폐지로 대학이 원하는 만큼 입학을 허용했다. 둘째, 직업 교육을 받는 TAFE 재학생들에게도 정부 보조 대출 프로그램을 개방했다. 특히 두 번째 정책은 당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사설 직업교육학교들이 학업 수행 능력이 안되는 젊은이들을 부추겨 정부 보조금으로 비싼 수업료 수익을 챙겨 국가 재정에 상당한 피해를 주었다. 

2018년  54만8천 명이 호주 대학(약 22 만명은 직업 교육 기관 등록)에 지원했다. 이 중 유학생이 2017년도에 비해 10% 이상 증가하면서 약 320억 달러를 호주에서 지출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호주는 아마 올해 안에 영국을 추월하여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 유학생  유치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학생의 약 3분의 1은 중국 출신이며 2, 3위는 인도와 말레이시아 출신이다. 

이러한 유학산업의 급성장이 호주 교육 시스템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더 많은 유학생 유치로 돈벌기에 급급한 대학들은 언어 능력 부족으로 수업을 따라오지 못하는 유학생들까지 합격시키거나 너무 많은 학생을 중간에 탈락시켜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유학생들은 호주 유학을 ‘이민의 한 방편’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유학생 유입은 계속될 전망이다.

더 이상 직업 보장 못하는 ‘학위’

대략 10년 전 대학 졸업자 중 85%가 졸업 약 4개월 안에 취업이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업률이 약 73%로 떨어졌다. 구직자들 중 비정규직(파트타임 포함) 근로자(남성32% 이상, 여성41%)가 급증한 사실은 다욱 우려되는 점이다.

오늘날 호주 고학력 청년들 중 일부는 안정된 직장이 보장되지 않는 ‘끝없는 단기 계약의 연속선’ 안에 있는 셈이다.   
한 예로 심리학 졸업생의 60%는 졸업한 지 4개월 안에 전공을 살려서 취업하게 되며 연 5만7천600 달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학 교육에 들어간 비용을 감안한다면 약 3만 달러의 빚(학비 융자)을 지게 된다. 그들에게 학위는 정말 받을 만한 가치가 있을까라는 질문이 나온다.

많은 호주 젊은이들이 법학, 저널리즘, 심리학 분야에서 학위를 받아도 이들을 채용할 수 있는 충분한 일자리가 어디에도 없다. ‘바리스터(barrister, 법정 변호사) 대신 바리스타(barista, 커피메이커)가 될 것(Would-be barristers instead become baristas)'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들린다.

호주 대학들은 매년 1만5천명의 법대 졸업생들을 배출한다. 호주 전국에서 변호사로서 등록될 수 있는 수는 6만 6천 명에 불과하다. 학업 성적이 탁월하다고 해도 직장을 얻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 
대학들도 학생들이 졸업하면 일자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돈벌이를 위해 학생 유치에 혈안이 되어있는 호주 대학교육 시스템을 재점검할 때가 됐다”라고 주장한다.

유학생을 계속 유치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호주 교육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우수대학 순위’에서 높은 순위를 달성해야 한다.
글로벌 상위권 유지를 위해서는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내놓는 것 이외엔 별 다른 방법이 없다. 하지만 지난 주 제출된 연방 예산에서 정부는 오히려 연구비를 삭감함으로써 수출 산업으로서의 대학 교육을 진흥시키는 전략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전소현 기자  rainjsh@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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