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용문 박사(시드니대 연구원, UNSW 초빙교수)가 발표한 ‘호주한인통계 보고’는 호주 동포사회에서 매우 의미있는 사업 중 하나였다. 매우 실질적인 우리 관련 객관적인 자료가 발표됐다는 점이 큰 소득일 것이다. 

사회정책학자인 정 박사가 가장 최근인 2016년 호주 인구조사(census)에서 한인 통계를 분석해 인구 규모 및 구조, 경제활동 및 소득, 시민 및 문화생활, 가족 및 주거, 관련 통계가 제시하는 의미와 개선 작업(함의 및 제언) 순으로 일목요연하게 결과를 발표했다. 이같은 세부적인 한인통계 분석은 호주 동포사회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지난해 호주한인공익재단(이사장 승원홍)이 정 박사에게 소정의 연구 후원금을 지원했고 그 첫 번째 소중한 결실이 빛을 본 것이다. 

발표회에서 승 이사장은 “기대 이상의 중요한 연구 결과가 도출돼 너무 뿌듯하다. 이런 움직임이 계속되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발표회는 호주리서치(소장 정용문), 호주한인공익재단, 한호일보가 공동 주관했다. 오늘자 한호일보에 보고서의 주요 부분이 발췌 정리됐다. 앞으로 정 박사가 분야별 분석을 연재할 계획이다. 동포사회의 질적 및 양적 성장에 토대가 될 수 있는 자료가 되기를 기대한다. 
또 한호 양국 정부로부터 펀딩을 받아 국영문 소책자를 발간할 계획이다. 호주 한인커뮤니티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5년 주기의 인구 조사인 관계로 책자도 같은 주기로 발간될 수 있을 것이다. 

발표자인 정 박사는 통계만 분석하지 않고 이 통계가 제시하는 연구와 호주 한인커뮤니티에 대한 함의(含意)를 설명했다. 통계가 함축하는 것들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우리 커뮤니티 차원에서 함께 고민을 해 봐야할 사항들이 어떤 것들인지, 또 향후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여러 화두를 제시했다. 

호주 한인들의 여러 특성 중 관심을 끈 부분들이 많았다. 예컨대 정치적 대표성 부족을 해결하려면 한국계 정치인 양성과 동시에 한국계 유권자(숫자)도 중요하다. 유권자 증가를 위해서 이민 유입도 중요하지만 시민권 취득율을 높이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할 사안이다. 특히 호주 한인의 시민권 취득률은 46.5%로 매우 저조하다. 중국 58%, 베트남 81%와 비교하면 너무 낮다. 개인적 이유가 있겠지만 영주권자들의 호주 시민권 취득을 적극 권장하는 켐페인이 필요할 듯 하다. 

또 한가지는 정 박사가 지적한데로 호주 주류사회와 1세대 한인 커뮤니티의 경제적 차이를 줄이려는 노력이다. 요식업, 식품점, 소매업, 사회서비스업(노인복지, 어린이집 등) 특정 직업군 집중 분포, 상대적으로 높은 주거비(모기지 상환 및 임대비 지출) 부담을 낮추는 일(자가 소유율 증대) 등 여러 도전과 과제가 우리 커뮤니티에 주어졌다.

동포 사회가 우리의 문제인 사회현상 해결에대해 무관심했던 가장 흔한 이유는 아마도 ‘먹고 살기 바쁜데 그런 일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 정 박사는 “낮은 소득과 사회적 지위를 탈피하기 위한 행동 부재(inaction)에 대해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면서 자연적 발전 요인에 의존하는 수동적인 접근 방식의 탈피를 강조했다.

우리와 관련된 꼭 필요한 통계를 가졌으니 이제부터 문제 해결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호주한인통계 발표는 그 중요한 전진에서 첫 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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