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허위 주장 후 형량 줄이려 범행 자백.. 뻔뻔한 짐승”  피해자 부친 절규

2017년 10월 채스우드의 26층 베란다 지붕에 올라가 경찰과 대치극을 벌인 서씨.

NSW고법이 지난 2017년 10월 발생한 시드니 북부 채스우드 고층아파트 한인 여성 A씨 추락사의 살해범으로 기소된 서 모씨에게 징역 22년 10개월을 판결했다. 

지난달 31일(금) 고법의 헬렌 윌슨(Helen Wilson) 판사는 22년 6개월형 중 가석방이 허락되지 않는 기간을 16년 10개월로 판결했다. 

은행에 근무하던 30대 여성 A씨는 애인 관계에 있던 서씨와 다툼 중 서씨가 A씨의 목을 조른 뒤 26층 아파트 베란다로 떨어뜨려 처참하게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후 서씨는 26층 발코니 지붕에 올라가 “내가 여기서 체포되면 남은 인생을 감옥에서 보낼 터인데 차라리 여기서 죽겠다”면서 고공 대치극을 벌이다가 약 12시간 뒤 경찰의 설득으로 체포됐다.

체포 후 서씨는 “A씨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자살했다”고 주장했지만 사고난 지 1년 2개월 후인 2018년 12월 7일 “A씨의 목을 졸랐고 이후 아파트 베란다 밑으로 떨어뜨렸다”며 살해 혐의를 인정했다. 

유학생 출신으로 금융업계에서 근무하며 영주권을 받은 A씨는 페인터인 서씨와 2017년 3월부터 사귀기 시작했으며 곧 양쪽 부모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전 A씨는 친구들에게 "서씨가 매우 집착증세를 보이고 통제가 심하며 남성 동료나 고객과 함께 있는 것도 매우 싫어한다. 내 행방을 늘 체크한다"고 호소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아버지는 법정에서 피해자 가족 진술을 통해 “하나 밖에 없는 딸이 처참하게 죽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과 내 딸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매일 고통스럽게 살고 있다. 딸의 죽음으로 우리 가족은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라면서 통곡했다.

그는 법정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는 서씨를 향해 “너는 미래가 촉망된 한 젊은 여성의 삶을 파괴시켰으며 행복한 한 가정을 송두리째 빼았았다.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짓을 한 뻔뻔스러운 짐승”이라고 고함을 치면서 “어떻게 그렇게 잔인한 방법으로 죽일 수 있느냐”라며 울분을 참지 못했다.

A씨의 아버지는 "가족들은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없는 형편이었기에 딸의 호주 유학 계획을 말렸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호주에서 살면서 일하기를 꿈꿔온 딸의 호주 유학에 대한 강한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이후 모험심과 자립심이 강한 딸은 스스로 경제적인 자립을 통해 공부를 마쳤고 이후 은행에 취직한 이후 호주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사망 2개월 전인 2017년 8월 23일 시민권을 취득했다. 

A씨의 남동생은 누나의 사망으로 인한 충격으로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아버지는 서씨를 향해 “살인에 대한 어떤 양심의 가책도 나타내지 않았다. 처음에는 경찰에게 A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 내려 자살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심지어 보석을 신청하려고 했고 형량을 줄이기 위해 살해 혐의를 자백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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