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마다 열리는 <한인 헬스 엑스포>가 올해 두번 째로 지난 5월의 마지막날인 31일(금) 리드콤 둘리스 클럽에서 열렸다.

'알자 그리고 이용하자(Awareness & Accessibility)'라는 주제로 열린 헬스 엑스포는 한인 의사들로 구성된 '호주 한인의사회(회장 권창모,KAMS)'와 한인사회의 건강과 웰빙을 위하여 KAMS 산하 커뮤니티 단체로 출범한 '코리안 어시스트(Korean Health and Community Assist, 회장 허정윤)'가 주관한 행사다. 

헬스 엑스포에는 한인 전문 의사들의 강연과 20여 개의 다양한 건강 관련 부스가 참가, 한인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 

‘B형 간염과 간 건강’(김지현), ‘대장암과 위암 예방과 조기 진단’(권창모), ‘대장암 검진 키트 사용법’(허정윤), ‘도박 알코올 등 각종 중독과 증상’(이세진), ‘한인 정신건강 향상’(정준모) 등에 대한 강연과 함께 호주 한인 간호협회(회장 강민영)의 혈당과 혈압 측정 및 한인 장애인과 고령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소개됐다. 

그동안 언어 문제로 인해 몸이 아파도 참거나 자식이나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병원을 찾던 한인들이 한국어로 제공하는 의료정보 마당에 대한 갈급함이 컸다는 것을 행사장을 가득 메운, 특히 고령의 참석자들이 관계자들을 붙잡고 질문하는 모습 속에서 읽을 수 있었다. 

권창모 KAMS 회장의 말처럼 한인 이민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의료 건강 분야에서 일하는 기관과 사람들이 연합해서 한인들을 위한 행사를 이제라도 시작한 점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막 발걸음을 시작한 행사에 어떤 제안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지만 '적시에, 최적의 서비스'야말로 이국땅에서의 행복과 건강한 삶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또 전문인들의 역량을 동포들과 나누고자 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좋은 열매로 맺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먼저, 호주 주류 의료기관과의 보다 더 확대된 연계를 시도하길 제안한다.

올해 '한인 건강 엑스포’는 작년 KAMS가 한인 대장암 검진 홍보 목적으로 NSW 암연구소로부터 받은 보조금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보다 더 내실 있는 행사가 된다면 호주 주류 기관의 참여나 지원도 더 확대될 것이다. 또한 다양한 주류 단체와의 연합을 통해 이민자 건강을 위한 타 이민사회의 새로운 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호주 정부의 이민자 건강을 위한 정책 수립과 지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다양한 연령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자칫 이 행사가 노인 대상의 행사라는 인식이 굳어지면 차후 다양한 시도를 해도 다른 연령층을 끌어들이는 것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 행사 진행에 직접 관여한 한 사회활동가는 30-50대 연령층의 낮은 참여도에 대해 "중년층은 부동산과 자녀교육 이슈 이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 재산 증식과 자녀교육도 중요하지만 한 가정과 사회의 허리를 담당하는 중년층을 위한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을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또 최근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섹스를 하는 젊은이들의 비율이 높다는 신문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로 인해 C형 간염이나 에이즈, 성병 등의 감염 위험이 높아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위협의 요소가 될 수 있다. 누구나 알아야 할 건강한 성 지식 세미나, 가족계획 등의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면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행사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세 번째로 당일 동포 신문사와 방송 관계자들이 대거 출동할 만큼 한인 헬스 엑스포 행사에 대한 관심이 컸다. 행사를 치른 주최 측이나 관계자들이 각각의 미디어 인터뷰하는 것을 보면서 큰 행사인 만큼 주최 측이 언론사와의 시간을 따로 마련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언론사마다 비슷한 질문과 비슷한 답변을 하느라 행사의 진행에 쏟아야 할 귀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번째로 주최 측은 당일 설문지를 통해 참가자들의 의견을 수집했다. 설문지를 통해 나온 여러가지 제안 및 평가를 널리 알려 주류 및 동포 단체들의 협업을 꾀하고 지혜를 모은다면 <한인 헬스 엑스포>가 보다 더 ‘교민 밀착형 건강 프로그램’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인 헬스 엑스포>가 한인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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